롯데그룹이 4일 임원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를 대거 교체함에 따라 보수적인 경영스타일을 고수해온 롯데에 변화의 바람이 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의 변화는 신격호 회장의 아들인 신동빈 부회장이 그룹 총괄조직인 정책본부장에 지난해 10월 임명되고 신 회장도 최근 신년사를 통해 `혁신'을 강조하면서예견된 바 있지만 임원인사를 통해 변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외부인사 영입과 대표이사 교체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호텔롯데 사장에 신세계 출신의 장경작(62) 전 조선호텔 사장을 임명한 것을 비롯해 외부 인사 3명을대표이사로 영입하는 등 10명의 대표이사를 바꿔 경영진 세대교체에 들어갔다. 롯데 전체 계열사 38개중 4분의 1 이상이 바뀐 셈이다. 호텔롯데 권원식(70) 사장과 한국후지필름 김영재(69) 전무 등 65세를 넘은 원로급 대표이사 2명이 물러남에 따라 경영진의 면면도 젊어지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롯데쇼핑 이인원 사장, 롯데제과 한수길 사장 등 그룹 주력사의 사장단은호텔롯데를 제외하고 모두 유임돼 세대교체의 폭과 강도가 크지는 않지만 과거 원로들이 많았던 것에 비해서는 `신.구의 조화'를 이루는 쪽으로 틀을 갖추게 됐다. 특히 호텔롯데의 신임 장 사장은 삼성그룹에서 시작해 신세계 부사장과 조선호텔 사장을 지낸 신세계 출신이어서 롯데가 경쟁사 출신의 경영진을 주력 계열사의대표로 영입함으로써 조직문화에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부회장 체제 포석 이번 인사는 외부인사 영입과 대표이사 대거 교체라는 점에서 그동안 보수적인 스타일을 고수해온 롯데의 체질에 변화의 바람이 불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신동빈 부회장이 본부장을 맡고 있는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인 좌상봉 상무와 관재실장인 박석주 이사가 각각 전무와 상무로 승진하는 등 정책본부 임원 3명이 승진, 정책본부에 힘을 실어줘 신 부회장 체제 구축을 위한 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83세인 신격호 회장도 신년사에서 처음으로 혁신을 강조한 것에서 보이듯 변화를 통해 신 부회장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해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는 이번 인사가 변화와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히고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경영성과를 감안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높이는데 중점을 뒀다"며 "조직활성화와 사기진작을 위해 승진 인원을 최대규모로단행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격호 회장의 딸인 롯데쇼핑 신영자 부사장의 장녀인 장선윤(35) 롯데쇼핑 부장도 이사대우로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