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브라질인들이 정서를 뜨거운 무대 열기 속에 담아내는 카니발이 4일 밤(현지시각)부터 전국적으로 시작됐다. 브라질 카니발은 전국민이 참여하는 가운데 화려한 의상과 무대장식이 장관을이루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 안에는 과거 대륙 발견 이전의 미개척 시대에 대한회한과 식민지의 고통을 거치면서 역사적으로 감내해야 했던 숱한 애환과 희비를 한순간에 풀어버린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날 브라질의 각 신문들은 일제히 1면 머리기사와 함께 여러 면에 걸쳐 특집기사를 실었으며, 방송들은 채널별로 밤 10시경부터 각 지역에서 열리는 공연을 현장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각 주 및 시정부들은 이날 오후 4시 이후에 고속도로를 이용해 여행을 떠나지말도록 당부하는 한편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공연이 열리는 행사장과 시내 곳곳에경찰 병력을 집중 배치했으며, 차량 5부제 운행도 오는 9일까지 중단했다. 관공서와 은행 및 각 기업들은 9일까지 휴무에 들어갔으며 쇼핑이나 상가들은자체 판단에 따라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아예 문을 열지 않는 곳이 많았다. 약국과 병원들은 날짜를 정해 당번제로 번갈아 문을 열고 있다. 간간이 비가 뿌리는 가운데 이날 시작된 카니발에서는 브라질의 유명 연예인들이 대형 트럭을 개조해 만든 이동무대 위와 공연 행렬의 선두에서 삼바춤을 추며 관중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번 카니발은 예년에 비해 주제가 다양하고 공연 규모가 커졌으며, 무대장식과의상이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니발 공연은 9일까지 매일 밤 10시께부터 시작해 다음날 새벽 6시까지 계속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