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투자 등 일부 지표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서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우울하기 그지없던 분위기를 생각하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섣부른 속단은 아직 금물이다. 이헌재 부총리는 엊그제 경제장관간담회에서 경기가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6개월 뒤 경기 등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말해주는 소비자기대지수가 지난달 4개월 만에 상승한 것이라든지 신용카드 사용액과 자동차 내수판매 등에서의 소비심리 회복 징후,자본재 수입액 등 일부 투자지표 개선,그리고 설 현금 수요 증가 등 설 연휴를 앞둔 실물경기 활기가 이런 낙관적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것이 한두달치 통계로 그치지 않고 그대로 이어진다면 경기회복도 물론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중해야 할 이유도 만만치 않다. 최근 소비회복은 기업 상여금이라든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측면도 사실 없지 않다. 설경기 역시 일부품목에 국한돼 있고 재래시장 체감경기도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설 연휴를 계기로 정치인들과 정책당국자들이 귀향을 통해 확인해 보면 알 일이지만 지방경제는 아직도 꽁꽁 얼어있다. 한마디로 현재의 경기회복 조짐은 일시적 현상으로 그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우리는 소비심리 회복을 애써 무시하려는 게 절대 아니다. 경기가 좋아질거란 기대가 경제주체들에 확산된다면 경기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그것만 가지고 섣부른 판단을 해선 안된다. 어떻게 하면 경기회복의 불씨를 계속 살려나갈 수 있을지를 정말 고민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소비와 투자심리 회복이 구체적인 실적으로 이어지도록 정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등의 대책을 지속성있게 추진해 나가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는 정치권의 협조 또한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