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기전자업계가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한국 업체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본격적인 합종연횡에 나섰다. 경쟁력이 강한 메이커에 사업부를 넘겨주거나 대형 업체간 기술 제휴를 통해 특허권을 교환하는 등의 방식으로 국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후지쓰가 LCD를 생산하는 자회사 주식을 샤프에 매각,LCD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후지쓰는 이미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을 히타치에 넘겨주기로 합의한 상태다. 후지쓰는 LCD를 사용하는 제품이 자사용 PC 등에 한정돼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자진 철수를 결정했다. 대신 핵심사업인 정보 및 서비스 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LCD의 경우 신제품 개발에 막대한 설비 투자가 필요한 반면 소비자 가격은 가파르게 하락해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지난 5일에는 일본 1,2위 PDP 업체인 마쓰시타전기와 히타치가 PDP 분야 기술 제휴에 합의했다. 공동 출자하는 특허 관리회사를 설립,기술 개발 효율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전자부품 개발과 원자재 조달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합작회사는 오는 4월 중 히타치가 새 회사를 설립하고,마쓰시타가 출자하는 형태로 출범한다. 지난해 세계 PDP시장 점유율은 삼성SDI가 25.3%로 1위,LG전자가 22.1%로 2위를 차지했다. 마쓰시타(19.6%)는 3위였다. 세계 각국의 전기전자 메이커 간 시장 선점 경쟁으로 박형TV 가격이 급락 중이어서 기술 자금 판매력 등 종합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의 탈락이 올해 중 본격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