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의 경상적자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낙관적 분석을 내놓았다. 그린스펀 의장은 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회담에 참석,"달러가치 하락과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축소 노력으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안정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이며,궁극적으로는 적자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아직은 그런 상황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들은 달러 약세로 더이상 마진율을 유지하기 어려운 국면에 근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달러 약세는 의심할 여지 없이 미국의 수출 경쟁력에 도움을 준다"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달러를 매입하는 외환시장 개입은 달러가치와 미 국채 가격을 지지하고 있지만 그 효과를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면서 달러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가치는 전날보다 1.03센트 오른 유로당 1.287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3일(1.2821달러) 이후 최고치다. 그린스펀 의장의 낙관적인 경제 전망에 힘입어 뉴욕 증시도 다우(1.16%) 나스닥(1.41%)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선진·신흥공업국(G20) 중앙은행총재 회의 당시 그린스펀 의장이 미국의 대규모 경상 적자에 우려를 표명,달러가치가 급락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해석한다. BNP파리바의 외환 전략가 로버트 린치는 "그린스펀 의장은 경상수지 조정이 유연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것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며 "향후 달러약세의 속도는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