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교육부총리는 노무현 대통령과 '코드'가 잘 맞는 인사로 손꼽힌다. 본인은 "여야 등 모두와 잘 어울린다"고 말하겠지만 그의 경력이 이를 입증한다.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아 밑그림을 짰고 이어 경제부총리,여당 의원,그리고 두번째 부총리가 됐다. 이른바 '모피아(재경부 관료)'출신인 그가 대표적인 사회부처의 수장을 맡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교육부다. 가장 보수적인 시각과 진보를 표방하는 단체가 뒤엉켜 수시로 정부정책에 발목을 거는 곳이다. 행정의 최종 소비자는 국민 전체인데다 모든 소비자는 나름대로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맡은 당장의 현안은 기업에 필요한 인력이 제대로 공급되도록 대학을 개혁하고 교육을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혁신하는 일이다. 노 대통령은 "지금 경제전문가가 필요하고 대학개혁도 절실하다"며 그를 임명했다. 밤잠을 줄이고,과거의 특기대로 술 몇병 들고 다니며 사람들 만나는 것만으로 당면 과제를 해낼수 있을까. 한 중견 경제관료에게서 들은 얘기는 이 점에서 시사점이 있어 보인다. "혼자 독불장군식으론 교육부 공무원이든,학계 인사든 교육계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한 채 좌절한다." 드림팀을 만들란 말로 들린다. 과거 경제관료들이 대거 이동해 체신부를 정보통신부로 키운 선례를 참고하라는 지적으로도 해석된다. 경제관료라 해서 꼭 혁신적인 것은 아니지만 외부인이 들어감으로써 교육부내 순혈주의를 깨고 새로운 시각에서 신 접근법을 시도할순 있을 것이다. 교육분야에 산업적 요소,경제적 접근,기업적 요구를 과감히 적용하라는 것은 이미 시대적 요구다. 이렇게 중단기 목표가 명확하고 이를 위한 필요한 인력이라면 타부처 공무원들을 좀 기용한다고 해서 별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비전이 확실한 일을 위해서는 '일일이 설명이 필요없는' 자기사람을 좀 심을 필요도 있다. 부처간 벽을 넘어 운용되는 공무원교류 제도도 활용할만 하겠다. 허원순 정치부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