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제2롯데월드 이윤 안남아도 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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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2롯데월드를 짓는 게 여생의 꿈이다."
언론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신격호 롯데 회장(83)이 지난해 9월 일본 주간지 다이아몬드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신 회장은 다이아몬드와의 회견에서 세 가지 경영 원칙도 소개했는데,그 첫번째는 '이해가 되지 않는 사업에는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해보는 사업은 시작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런 그가 "짓고 나서 이윤이 남지 않더라도 제2롯데월드를 건립해야 한다"고 롯데 고위 임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창업자의 강렬한 의지라면 그것을 실현시키려고 뛰는 게 회사 조직의 생리다.
특히 신 회장 나이가 롯데의 움직임을 재촉하는 배경으로 보인다. 제2롯데월드 건설 얘기가 나온 것은 올해로 벌써 7년째다.
고건 시장 때는 제2롯데월드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지금은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서울시와 롯데 사이에 어떤 교감이 있었는지는 수면 위에 드러나지 않고 있다.
어쨌든 이명박 시장은 "롯데가 잠실 제2롯데월드 부지에 세계 최고층 빌딩을 짓겠다고 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시장의 언급은 세원(稅源)을 염두에 둔 립서비스 차원 같지는 않다.
구체적 행정행위를 준비 중이다.
이 시장의 발언이 나온 후 서울시는 조만간 제2롯데월드 건립 여부를 결정할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도시계획위원회 결정은 법적 효력을 갖는다.
그동안 짓는다,못짓는다의 논란은 이를테면 장외의 일이다.
하지만 어떤 결정이 나든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되는 것 자체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법적 기준으로 남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를 감안,서울시는 고문 변호사에게 제2롯데월드 건립과 관련된 법률 자문까지 요청해둔 상태다.
롯데의 제2롯데월드 건설 목적은 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또 시공비만 2조원 넘게 투입되기 때문에 건설경기 부양 효과도 있다고 롯데 측은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는 자체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제2롯데월드를 통해 도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건설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서울공항의 비행안전을 내세워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국방부의 반대 이유에는 미국 측과의 특수관계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제2롯데월드 건설은 단순한 건축 허가 차원을 넘어선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제2롯데월드 건설안건이 상정돼 사회·경제적 이슈로 불거질 경우 서울시와 국방부 차원을 넘어 범정부 차원에서 조율될 가능성도 예측되고 있다.
김철수·이태명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