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신천동 29에 위치한 제2롯데월드 부지는 17년간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한때 비업무용 나대지로 분류돼 지난 2000년 78억원에 달하는 종합토지세를 부과받기도 했다. 롯데그룹이 그러면서도 2만6천5백여평의 이 땅을 고집스럽게 갖고 온 것은 '기념비적'건축물을 지어보겠다는 신격호 회장 등 그룹 수뇌부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정설이다. 롯데가 이 부지를 서울시로부터 사들인 것은 1988년 1월이었다. 이후 지난 90년대 들어 초고층 업무용 및 호텔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성남 서울공항과 교통난 등의 반대 여론에 밀려 사업이 번번이 무산됐다. 결국 김영삼 정부 시절 지하 5층,지상 36층의 건축 허가를 송파구청으로부터 받는 데 만족해야 했다. 공사 기간은 98년부터 2004년. 하지만 최근 신 회장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짓겠다"는 의견을 내비치면서 양상은 달라졌다. 2002년 9월 발표만 했던 1백12층 규모의 빌딩 건립안을 송파구에 제출하며 다시 불을 지피고 있는 것. 롯데는 이 제2롯데월드 사업에 2조원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이다. 외자를 유치하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한편 국내 건설경기에도 일조하겠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롯데는 나아가 고도 제한이 풀릴 경우 2백층의 세계 최고층 건물을 짓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신 회장의 마지막 유업으로까지 평가되는 제2롯데월드 사업 결과가 주목된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