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아직도 유럽 각지의 공군기지에 최대480개의 핵무기를 배치해 두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민간 단체의 연구 자료를 인용해 9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민간 군축 옹호단체인 `자연자원방위협의회'가 최근 낸 보고서를 통해미국이 영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터키 등과의 비밀 군사협약에 따라 이 국가들에 소재한 8개 공군기지에 단거리 핵폭탄들을 비축해두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보고서는 미국과 동맹국 공군은 핵무기 또는 생화학 무기 시설을 공격할 경우나 재래식 무기의 사용을 위협하는 국가의 지휘소를 폭격하는 상황에대비해 정기적으로 핵폭탄 폭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 보고서에 나온 유럽 내 핵무기의 양은 독립적인 군사 전문가들이 제시했던 종전 추산의 두배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나 미국 국방부는 핵무기의 수나 위치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지만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 고위 관계자는 유럽지역에 배치된 미국의 핵무기가 "약 200개"이며 최근 수년간 "중대한 감소"를 기록해 왔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의 저자이며 핵무기 전문가인 한스 크리스텐슨 `자연자원방위협의회'고문은 이에 대해 최근 자료는 입수하지 못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결론이 근래비밀해제된 문서와 민간 위성사진, 기타 문건 등에 입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입수한 비밀 문건에 나타난 유럽소재 핵무기 수는 자신이 보고서에서 밝힌 추정치와 대략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뉴욕 타임스는 전직 유럽주둔 미군 고위 관계자가 이 보고서에 나타난 수치가 "근사치"라고 밝혔으며 지난해 6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10년 이상 유럽에 배치된 핵무기 수에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는 점을 지적해 보고서의 신빙성에 무게를부여했다. 군 관계자들은 유럽의 핵무기가 보고서에 나타난 숫자보다는 적다고 주장을 하면서도 이와 같은 핵무기의 장기 배치가 나토의 정치 및 군사 관계자들 사이에서 긴장을 야기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