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싱글스캔(Single Scan)' 기술을 적용한 42인치 HD급 PDP TV는 앞으로 일반 가정의 거실을 '극장'으로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다. 대형 화면에도 HD(고화질)급 화질을 구현시켜주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싱글스캔 구동기술은 지금까지 HD급에 적용돼 왔던 '듀얼스캔(Dual Scan) 구동기술'에 비해 부품 수를 현격하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PDP TV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가격 경쟁력과 기능 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화소 수가 늘어날수록 한 개의 스캔으로 구동시간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탓에 싱글스캔 구동기술은 그동안 SD(표준화질·해상도 852?480 픽셀)급 PDP TV 적용돼 왔다. 이보다 훨씬 선명한 HD급(1024?768 픽셀)에 적용하기엔 화소수 증가에 따른 구동시간 확보가 쉽지 않은데다 회로가 복잡해지는 데 따른 제품 신뢰성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전자업체들이 지난 몇년간 모두 이 문제 해결에 매달렸지만 하나같이 실패를 거듭했다. 하지만 '싱글스캔 기술을 누가 먼저 HD급 PDP TV에 적용하느냐'는 문제는 '향후 차세대 PDP TV 시장을 누가 장악할 것인가'와 직결될만큼 중요한 일.LG전자는 수년간의 노력끝에 작년 6월 기술 개발에 성공,같은해 7월에 신제품을 내놓았다. LG전자 관계자는 "싱글스캔 기술 확보는 LG전자의 디지털TV 전송기술인 'VSB'와 이를 한단계 진화시킨 'EVSB'가 미국식 디지털방송의 표준으로 채택된 데 이은 또 하나의 쾌거였다"며 "PDP TV 시장에서 LG전자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싱글스캔 기술이 장착된 신제품은 예상대로 세계 최고 수준의 밝기(1천 칸델라)와 명암비(5천 대 1)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LG전자는 최고 수준의 밝기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독자 개발한 '3세대 방전 셀' 기술과 '고효율 신방전 가스'도 적용했다. 여기에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XTR 파형과 '메타 코드'로 불리는 화질 알고리즘 기술까지 더해 한층 선명하고 뚜렷한 화질을 만들어냈다. 또 PDP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잔상을 제거하는 기술도 선보였다. 소비전력(모듈기준 2백50W)을 업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데는 역시 LG전자의 독자 기술인 'ITO 전극' 기술이 활용됐다. 이밖에 스테레오 스피커를 일체형으로 제작,현장감 있는 음질을 제공하며 디지털 방송 정보만을 제공하는 타사 제품과 달리 아날로그 방송 정보까지 제공하는 것도 이 제품의 특징이다. LG전자의 첨단 기술력이 한데 모인 이 제품은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 Show)'에서 '전자부품 기술 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고,올초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이 선정한 '10대 유망기술'에도 이름을 올려놓았다. LG전자는 조만간 싱글 스캔 기술을 적용한 50인치와 60인치 XGA급 PDP TV도 선보이기로 하고 현재 기술 적용에 한창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싱글스캔 기술은 듀얼스캔 기술에 비해 원가를 30% 이상 낮출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라며 "LG전자가 싱글스캔 기술을 XGA급 PDP TV에 적용하는 데 성공한 만큼 국내외 주요 전자업체들도 개발에 성공하는대로 앞다퉈 같은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XGA급 PDP TV 비중은 계속 늘어 오는 2007년에는 80%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이라며 "LG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XGA급 PDP TV에 적용되는 싱글스캔 기술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도 PDP TV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