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를 통틀어 첫 여성 감사관이라는 점을 늘 명심할게요."


최근 환경부 감사관에 임명된 이필재 국장(44)은 공직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늘 '환경부 최초의 여성 ∼'이라는 타이틀을 가졌다.


행정고시 29회 출신인 이 국장의 공직생활은 86년 환경청(현 환경부)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공직에 입문해 보니까 환경청 공무원 중에 여자는 저 혼자더라구요."


이 국장은 환경청 내 홍일점 시절을 회상했다.


95년 4월에는 환경부 최초의 여성 사무관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했다.


그 후 환경공무원교육원 기획과장이나 지구환경담당관,환경경제과장,정책총괄과장을 맡았을 때나 2002년 12월 부이사관으로 승진했을 때도 '환경부 최초의 여성'이라는 타이틀이 이어졌다.


3일 감사관에 임명되자 이번에는 '정부 수립 후 첫 여성 감사관'이라는 새로운 호칭이 붙었다.


늘 '환경부 여성공무원 중 첫 주자'라는 점 때문에 주목을 받다가 이번엔 다른 직원들의 잘못을 들춰내야 하는 감사관,그것도 정부 부처를 통틀어 첫 여성 감사관이 됐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게 이 국장의 솔직한 고백이다.


하지만 이제는 지방환경청을 제외하고 환경부 본부에만 50여명의 여성 후배들이 맹렬히 활약하고 있는 현실이 든든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은근히 힘이 넘쳤다.


"단순히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감사를 하겠습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