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흐름이 바뀌고 있다. 경기의 '구조와 틀'이 재편되고 있다고 봐도 될 만하다. 1월 중반까지의 우울했던 환경은 최근 2,3주 동안 완전히 역전됐다. 무엇보다 금리와 환율의 하강세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설 연휴 동안 이런 흐름은 더욱 굳어졌다. 달러화는 그동안의 급락세가 멈추는가 싶더니 최근 수일 동안은 완연한 강세로 돌아섰다. 금리 오름세는 은행 예금금리까지 밀어올리는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 경제를 짓눌러왔던 거시지표들이 일제히 이처럼 청신호 쪽으로 돌아선 것이다. 내수회복과 수출증가가 쌍두마차를 이뤄 경기를 활황국면으로 돌려 놓을 것이란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반전의 계기 경기흐름이 달라졌다는 것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곳은 역시 연초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주식시장이다. 또 채권시장이 한박자 늦추며 여기에 호흡을 맞추었다.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달 10일 연 3.35%에서 한달새 4.27%로 1%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금리 상승은 당초 국고채의 공급 증대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한달새 계속해서 금리가 뜨자 이제는 '소비심리 회복→기업 매출 증대→설비투자 확대→자금수요 증대'라는 경기 선순환에 따른 추세 반전이란 분석이 한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표들 잇달아 반전 주가 금리에 이어 경기 선행지표인 소비자기대지수 역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의 지난 1월 소비자기대지수는 90.3으로 4개월 만에 상승반전했다. 이는 지난해 5월(94.8)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월소득 4백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소비자기대지수는 지난해 11월 80대까지 떨어졌다가 올 1월에는 기준치인 100에 육박한 99를 기록했다. 속보성 지표들도 빠른 속도로 호전되고 있다. 자동차 판매가 1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5% 늘어나며 증가세로 반전했고 신용카드 사용액도 지난해 3·4분기부터 점차 늘기 시작,올 1월엔 14.8%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향후 투자동향을 알아볼 수 있는 자본재 수입액 역시 1월(1∼20일) 중 20.8% 늘어났다. ○약달러 마감 외환시장의 움직임도 급반전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천30원선마저 무너지며 1천원 밑으로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약달러 '폭풍'이 단기적으로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이 개장하면 원·달러 환율이 급반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중순 1백2엔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9일 1백5엔대까지 올라와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지표상의 반전을 경기회복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가계부채 조정이 거의 끝나가는 시기에 맞물려 대부분의 지표들이 호조세로 돌아서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반응들이다. 이 같은 추세가 적어도 1분기 동안은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지만 작년처럼 연초의 착시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