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 사립 M고에서 일부 교사가 금품을 받고 답안지를 대신 작성해준 정황이 포착된데 이어 이 학교 교장과 교감,교사 등이 성적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또 2002년 이 사건으로 징계를 당한 교사가 여전히 교직생활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교장·교감도 성적조작에 연루=M고의 시험부정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다음주 중 사건에 연루된 이 학교 교사 및 관련자 등 8명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이 학교 학생 및 학부모 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당시 교장과 교감,교사 김모씨(48) 등 8명이 2002년 중간·기말고사 때 시험 문제지를 유출하고 답안지를 재작성하는 데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교무부장이었던 김 교사는 2002년 10월께 당시 2학년생 엄모군 등 3명에게 영어 과목 문제지와 답안지를 자신이 소개해준 과외 교사를 통해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교사 외 다른 교사들도 이와 유사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답안지 유출 과정에서 학부모가 교사에게 최고 수백만원 상당의 술값과 밥값 차비 등을 건넸다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교사들을 소환 조사해 이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업무방해 및 배임수재,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입건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드러난 사실 외에 추가 부정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 학교 교사들과 함께 학교에 보관 중인 2001∼2004년 학부모회 임원 자녀 등의 답안지에 대해서도 조작 여부를 수사 중이다. ◆성적조작 교사 여전히 교단에=2002년 2학기 중간고사 때 영어 정답지를 유출해 물의를 빚자 사표를 냈던 M고의 김모 교사가 경기도 평택의 S여중으로 옮겨 여전히 교직생활을 해왔다는 주장도 이날 제기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따르면 김 교사는 2002년 말까지 M고 학교법인 계열인 M중 교장을 역임한 김모씨가 2003년 말부터 교장으로 재직 중인 평택 S여중에서 작년 한 해 동안 3학년 담임교사를 맡았다. 그러나 김 교사는 M고 성적조작 사건이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 1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M고 사건의 전말=M고 사건은 2001년과 2002년 이 학교에서 벌어진 정답지 유출 및 답안지 대리작성 사건을 제보받은 서울시 교육청이 2002년 말 감사에 나서면서 처음 확인됐다. 당시 시 교육청은 감사를 실시해 일부 교사들이 학생에게 정답지를 유출하거나 답안지를 대리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성적을 조작한 사실을 적발해 언론에 공개했다. 학교법인에는 해당 학생 징계 및 성적 재조정과 교사 징계를 요구하고 '문제의 교사들과 학부형 사이에 금품수수 의혹이 짙다'는 이유로 형사고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학교법인 측은 성적관리위원회와 선도위원회를 열어 관련 학생들의 성적을 재조정한 뒤 징계했으며 연루 교사들도 면직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하고 형사고발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