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가 관심을 끌고 있다. '신규 카지노 허용'이라는 악재가 희석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형성된 3천9백∼4천2백원의 박스권 주가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 주가가 박스권을 벗어난 것은 문화관광부의 카지노 정책 변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문광부는 지난해 9월 외국인 대상 카지노를 서울에 2곳,부산에 1곳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실상 카지노 산업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어서 카지노 영업을 독점해온 파라다이스에는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됐다. 이에 따라 파라다이스 주가는 4천원대 안팎에서 게걸음쳤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이후 사정은 달라졌다. 문광부가 "신규 카지노는 영업 상황과 준비 과정을 지켜보고 단계적으로 개장한다"고 발표한 이후 파라다이스 주가는 4천3백원대로 올라섰다. 현대증권 한승호 연구원은 "문광부 발표는 1곳을 먼저 개설하고 나머지 1곳은 상황을 보면서 검토한다는 것이어서 경쟁도 완화될 것"이라며 "신규 카지노는 일반 여행객이 대상이지만 파라다이스는 기존 VIP 고객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수익이 급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카지노산업 규제 완화와 영업 안전성을 감안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당초보다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LG투자증권은 "서울지역 추가 카지노가 1곳으로 줄고 영업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 파라다이스 실적은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 주당순이익(EPS)을 4백42원에서 4백92원으로 11.3%,목표주가는 5천8백30원으로 6.6% 각각 높였다. 이 증권사 이왕상 연구원은 "카지노 신규 개설에 따른 우려감이 크게 감소했고 지난해 4분기 매출이 분기별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만큼 향후 실적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기관 매수세도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관들은 이달 들어 6일 연속 파라다이스 주식을 순매수하며 외국인들의 매물을 소화하고 있다. 올 들어 닷새를 제외하면 '사자' 행진을 지속 중이다. 파라다이스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면 마케팅비용과 인건비 증가로 수익성이 둔화될 수도 있다. 2천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보유 현금을 투자할 만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주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