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마다 젊은 작가를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천안에 있는 아라리오갤러리가 30대 작가 8명과 최근 전속계약을 체결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아라리오갤러리는 생활비와 제작비 명목으로 작가 1인당 연간 8천6백만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천안 시내 번화가인 신부동에 고속터미널과 멀티플렉스,갤러리아백화점 등을 경영하는 ㈜아라리오가 운영하는 화랑이다.


이 회사 김창일 회장(54)은 국제 미술계에 알려진 컬렉터이면서 'Ci Kim'이란 이름으로 활동 중인 화가이기도 하다.


이 갤러리와 전속계약을 맺은 작가는 정수진 박세진(이상 회화) 전준호 구동희(이상 비디오) 권오상(사진설치) 이형구(설치) 백현진 이동욱(조각)씨다.


아라리오갤러리의 곽준영 큐레이터는 "국제 미술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역량과 강한 신념을 갖춘 30대 초반에서 후반까지의 젊은 작가들을 뽑았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전속 작가들에게 개인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들이 해외 무대에서도 뛸 수 있도록 선진국의 유명 화랑들에 연결시켜 줄 예정"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선정된 작가들에 대한 지원과 육성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갤러리측은 전속계약의 구체적 조건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전속 작가로 선정된 한 작가는 "다른 곳에서 개인전을 갖거나 단체전에 참여할 경우 아라리오갤러리의 허가를 얻어야 하는 조건이긴 하지만 5년간 생활비 3천6백만원과 제작비 5천만원을 매년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아라리오갤러리의 전속계약 체결은 다른 화랑들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화랑 관계자는 "젊은 작가들의 확보가 화랑들의 생존 조건이 됐다"며 "하지만 아라리오갤러리와 같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화랑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