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의 전통 명문가인 대우증권이 부활하고 있다. 증권사 본업인 위탁매매 분야에서 업계 1위에 오른 것을 비롯 고수익 신종사업인 자산관리 부문에서도 최상위권 수익률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대우증권이 지난 99년 대우사태 이후의 '잃어버린 5년'을 급속히 복구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이 회사의 성과는 내부 임직원들조차 놀랄 정도로 괄목상대한 수준이다. 위탁매매 부문의 경우 올 1월까지 3개월 연속 1위에 오르며 시장점유율을 8%대(1월 기준)로 높였다. 국내외 증권사들간 치열한 경쟁과 온라인 주식투자 확대 등으로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위탁매매 부문에서 한 증권사의 점유율이 8%대로 올라서기는 업계를 통틀어 거의 2년 만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지난 1월 수수료 수입은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거래대금 급증까지 겹쳐 전달보다 5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자산관리 부문에서도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자산을 대신 운용해주는 일임형 랩어카운트 상품인 '마스터랩 리서치형'과 '마스터랩 추세형'의 수익률은 올 1월말 현재 각각 18.71%와 17.95%에 달하고 있다. 이는 자산운용협회에 등록된 89개 주식형 펀드 중에서 2위와 3위에 해당하는 높은 수준이다. 이 증권사 이기헌 자산운용팀장은 "수익률이 높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신규 고객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6월 취임한 손복조 사장(사진)의 내실경영이 대우증권의 부활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강한 위탁매매 분야에서 '주춧돌'을 쌓은 후 자산관리 및 투자금융 부문에 공격적으로 나서자는 손 사장의 경영전략이 빛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대우증권 일선 직원들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하기도 했지만,지속적인 경영성과가 이어지자 크게 고무돼 사기가 충천해 있다. 이 회사 김진걸 홍보실장은 "증권업계가 구조조정으로 전체적으로 뒤숭숭한 상황이지만 내부 임직원 사이에서는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참 부장들도 이런저런 모임에서 '정신 재무장에 앞장선다는 차원에서 해병대 교육을 자진해서 받자'는 말까지 주고받을 정도라고 다른 관계자는 귀띔했다. 압도적인 시장점유로 증권업계의 맏형 역할을 해온 대우증권.손 사장의 내실경영 바람이 과거의 명가 위상을 완전히 회복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