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다음' 해외사업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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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커뮤니케이션이 16일 탄생 10주년을 맞는다.
1995년 2월16일 28세의 이재웅 사장이 직원 3명과 자본금 5천만원으로 설립한 다음은 이제 연간 매출이 1천8백98억원(2004년 추정)이나 되고 페이지뷰가 하루 6억2천만에 달하는 우리나라 대표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했다.
열살배기 다음은 이제 '글로벌 기업'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미국 라이코스를 인수했고 올해 들어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다음의 미래를 우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라이코스 인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다음의 주가는 최근 1년새 50%나 떨어졌다.
우려의 근원은 실적 부진이다.
다음은 지난해 4분기에 적자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라이코스 인수에 따른 부담 때문이지만 전문가들은 실적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 수입원인 인터넷광고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신사업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다음다이렉트보험의 경우 아직도 적자를 내고 있다.
핵심사업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다음은 한메일로 전국민 e메일 시대를 열었고 다음카페로 인터넷 커뮤니티 문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카페는 경쟁사의 미니홈피와 블로그에 밀리고,최강을 자부해온 e메일은 사용 빈도가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말엔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게임사업에서 손을 떼 국내 최대 인터넷포털로서의 체면과 실리 모두에 상처를 입었다.
라이코스를 발판으로 미국 검색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청사진도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성종화 연구원은 "라이코스 인수는 기대보다는 불확실성과 우려가 크고 검색광고 등 주 수입원의 수익성도 저조하다"며 "다음의 실적 부진이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 내부의 분위기도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10주년을 알리는 대대적인 행사는 준비하지 않았다.
다만 전직원이 모여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토론회를 갖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미국에 머물며 '라이코스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이 사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다음달 2일 10주년을 맞는 미국 야후는 다음과 대조적이다.
실적이 호전되면서 재도약 기대감으로 최근 1년새 주가가 48%나 급등했다.
야후는 2002년 이후 음악포털을 추진해 성공하는 등 신규사업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인터넷 업종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언어적인 한계에다 유례없이 치열한 경쟁 등이 다음이 직면한 과제"라며 "다음은 지금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느냐,로컬 중소기업으로 후퇴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