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호가는 오르는데 오른 가격에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는 아직 없네요" 최근 집값이 꿈틀거리면서 주요 지역에서는 매물이 사라지고 매도호가도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집을 사겠다고 나서는 수요자는 뜸해 최근의 집값 움직임이 매도호가만 '나홀로' 상승하는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시말해 집값 상승장(場)의 신호탄이랄 수 있는 수요자들의 추격매수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PB사업단 부동산팀장은 "나홀로 상승한 매도호가에도 '사자'세가 몰리면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봐야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재건축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촉발된 호가상승 장세여서 실수요자들이 매입에 나서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매도호가만 '나홀로' 상승 호가가 뛰고 매물이 사라지면서 실수요자들의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한달 새 수천만원이 뛴 가격대에선 계약을 주저하고 있다. 지난해 말과는 분명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그렇다고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점치지는 않는 분위기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엘리트공인 박병수 사장은 "한달 새 7천만~8천만원 호가가 뛰었지만 2~3년 전처럼 뛴 가격에 사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달 새 호가가 1억원까지 상승한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인근 조은부동산중개사무소 이근명 실장은 "예전에 가격이 뛰던 시절을 기억하는 매도자들이 집값이 오른다니 터무니없이 호가를 높이고 있다"며 "4억원대에서 5억원대로 뛰어버린 아파트가격에 방문객들도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도 비슷한 양상이다. 목동 3단지 강산부동산 이금재 사장은 "3억7천만원대에서 팔리던 27평형의 호가가 4억원을 넘어서자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분당·용인의 '사자' 강세는 국지적 현상 판교신도시에서 공급될 아파트의 예상분양가가 알려지면서 달아오른 분당신도시에서는 차익거래를 노린 투자수요까지 겹치면서 여전히 '사자세'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름마을 하나공인 관계자는 "판교신도시 중대형이 최소 평당 1천5백만원을 웃돌것으로 예상한 수요자들이 아파트를 매입하기 위해 각 중개업소마다 서너명씩 대기하고 있다"며 "지나치게 높은 호가에는 입질을 않지만 예상가격대에 매물이 나오면 즉시 계약에 나선다"고 귀띔했다. 용인지역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 'LG신봉 자이 3차'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이달들어 방문객들이 대거 몰리더니 설날 연휴기간 중 1층까지 모두 계약이 끝났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성복 경남아너스빌 모델하우스 관계자도 "1층의 몇 가구를 빼고는 모두 팔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분당·용인 지역의 경우 판교 신드롬 효과로 가격과 매수세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거품이 걷힐 가능성이 높다"며 일시적이고 국지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