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돈을 내돈처럼 '펑펑' 쓴 공무원 무더기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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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카드로 상품권을 사들여 현금으로 바꾸는 등 상습적으로 공금을 횡령하는 등 회계공무원 40여명이 눈먼 나랏돈을 내 돈처럼 써오다 감사원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은 심지어 수십회에 걸쳐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 뒤 그 술값을 관용카드로 긁고, 특근매식비와 간담회 경비 등 공공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허위 증빙서를 첨부하는 등 대담한 행각을 벌였음에도 자체 감사에서는 전혀 들키지 않았다.
감사원은 14일 지난해 9월초부터 한달여간 비리개연성이 높은 회계업무담당자에 대한 특별조사국의 기동감찰 결과 이같의 내용의 공금횡령 등 위법·부당사례 40건을 적발해 변상판정하거나 징계·문책요구 및 고발 등의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들은 ▲관용카드로 상품권 등을 산 뒤 이를 현금화해 착복하거나 관용카드를 유흥주점에서 사적으로 사용 ▲지출원인행위도 없이 또는 지출결의서를 허위로 작성한 후, 담당자가 직접 공금을 인출하여 횡령해 왔다.
또 ▲관용물품을 납품 받은 것처럼 가공의 납품업자에게 대금을 송금하였다가 다시 자기계좌로 돌려 받는 방법 등 횡령수법이 다양하고 대담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들 공무원들은 횡령한 돈으로 상습도박을 벌이는가 하면 안마시술소 이용요금 등 유흥행위에 펑펑 써댔다.
감사원은 "감사결과 관용카드를 사용해 상품권 등을 구입한 후 이를 현금화하여 개인용도로 사용하거나 유흥주점에서 사적으로 사용한 사례가 8건에 1억 9700만여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창원시 某초등학교 지방교육행정주사 박씨는 지난 2002년 5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학교 회계출납업무를 담당하며 총 60차례에 걸쳐 7367만여원을 횡령하는 등, 국가 돈을 내돈처럼 써오다 이번 감사원에 적발됐다.
박씨의 경우 무려 32회에 걸쳐 5480만원을 지출원인행위도 없이 멋대로 학교회계계좌에서 인출하여 자기 신용카드 사용대금을 변제하는 데 사용했으며, 거래업체로부터 받은 백지영수증을 이용해 지출결의서를 허위로 작성해 돈을 빼냈다.
감사원은 "회계업무 담당자가 지출원인행위도 없이 또는 지출결의서를 허위로 작성한 후 공금을 인출하여 횡령한 사례가 3건에 1억 1841만원, 관용물품을 납품받은 것처럼 꾸며 가공의 납품업자에게 송금하였다가 다시 자기계좌로 돌려받는 방법으로 횡령한 사례가 2건에 7140만여 원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이들 적발된 공무원들에 대해 변상판정하거나 징계·문책요구하고, 상습도박을 일삼은 공무원에 대해선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조세일보 / 이동석 기자 dslee@jose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