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빅 랠리'를 보인 14일 각 증권사 객장은 몰려드는 개인투자자와 전화문의로 몸살을 앓았다. 과거와 달리 온라인거래가 크게 늘었지만 코스닥지수 500선 돌파에 힘입어 증권사 객장은 개인들로 크게 붐볐다. 일부 객장은 금호타이어 공모주 청약 고객까지 겹쳐 창구가 극심한 혼잡을 빚기도 했다. 이날 낮 삼성증권 명동지점.객장 한편에 설치된 4대의 시세조회용 단말기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주식 전광판 앞 좌석(24개)도 빈 자리가 없어 수십명이 선 채로 시세판을 응시하고 있었다. 전광판 앞에 서 있던 은행원 김광수씨(가명·36)는 "코스닥에 투자하기 위해 점심시간을 이용해 계좌를 트러 왔다"면서 "요즘 사무실에서도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주식 얘기로 꽃을 피울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자영업자인 이성주씨(45)는 "그동안 주식투자를 자제해 왔지만 코스닥지수가 500선을 넘어서는 것을 보고 계좌에 신규 자금을 입금시켰다"고 말했다. 30년 투자경력의 박상길씨(71)는 "코스닥이 올랐다고 하지만 그동안 감자한 사실을 감안하면 손실을 만회하기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목청을 높였다. 삼성증권 위층에 자리잡은 LG투자증권과 대신증권 객장에는 일반투자자 외에 공모청약 투자자들까지 한꺼번에 몰려들어 객장이 시끌벅적했다. 대신증권 조용현 명동 지점장은 "하루 평균 신규 계좌 개설 건수가 지난해만 해도 4건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7∼8건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정지용 명동 지점장도 "객장 방문 고객수와 전화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50억원에서 1백억원대의 뭉칫돈을 맡기는 큰손도 나타났다"고 귀띔했다. 실제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증권 계좌수는 지난 7일 현재 1천8백92만9천개로 작년 11월1일(1천8백64만1천개)에 비해 28만8천개가량 늘었다. 객장 직원들과 개인투자자들은 대부분 추가 상승세를 점쳤다. 한 투자자는 "지난달 5일부터 26일째 코스닥의 거래대금이 1조원을 훨씬 웃돌고 있는 데다 경기회복 기대감 등에 힘입어 거래소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증시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장기간 잠을 잤던 휴면계좌가 꿈틀거리기 시작하자 동원증권은 이날 휴면계좌 이벤트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증시의 단기급등과 과열 움직임을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국내 증시의 주변 여건을 감안하면 충분히 오를 만하지만 상승폭이 너무 가파르다는 것이다. 실제 코스닥의 주식 회전율(거래량/상장주식수)을 보면 작년 11월과 12월만 해도 40.1%,54.0%였지만 지난 1월에는 93.0%로 크게 높아졌다. 그만큼 개인의 단타가 늘어나 손바뀜이 잦다는 의미다. 동양종금증권 강남지점 박상민 대리는 "가격 불문하고 코스닥 테마주를 사달라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웬만한 수익률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