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대상포진 ‥ 마비증상 초래 등 합병증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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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K씨(47)는 며칠전 왼쪽 등 부위에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약국에서 파스를 사다 붙여봤지만 통증은 오히려 더 심해져 밤에 잠을 이루기 힘들 정도였다.
다음날 파스를 떼어보니 그 자리에 조그마한 물집까지 잡혀 있었다.
놀란 마음에 병원을 찾은 K씨에게 의사는 피부병의 하나인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K씨의 사례처럼 대상포진은 처음에 강한 통증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일시적인 근육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대상포진은 그 자체가 위험한 병은 아니나 고통이 매우 심하고 방치할 경우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치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몸 한 쪽에 강한 통증과 물집
대상포진은 어렸을 때 수두를 일으켰던 '바리셀라 조스터'라는 바이러스가 인체에 남아 생기는 병이다.
따라서 수두에 걸린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대상포진이 생기지 않는다.
이 바이러스는 수두 치료 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우리 몸의 척수에 숨어 있다가 노화나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신경을 따라 확산된다.
수두는 전신에 퍼지는 반면 대상포진은 척수를 중심으로 오른쪽이나 왼쪽 어느 한 곳에만 퍼지기 때문에 증상도 몸의 한 쪽에만 일어난다.
일단 바이러스가 퍼지면 허리 가슴 배 엉덩이 등에 심한 통증과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감염 부위의 잘라지는 듯한 고통 때문에 숨쉬기조차 곤란하기까지 하다.
이어 수일 내에 물집이 나타나며 붉은 반점이 생기기도 한다.
바리셀라 조스터는 온 몸으로 퍼질 경우 다양한 합병증을 불러일으킨다.
얼굴 주위에 생기면 얼굴 한 쪽에 마비증상이 생기며 눈 주위에 다다르면 시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골반으로 퍼지면 방광 주위의 신경을 파괴해 소변을 보기 힘들어지기도 한다.
○항바이러스제 조기 복용하면 대부분 완치
대상포진은 물집이 발생한 지 3∼5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1주일 정도 복용하면 대부분 완치된다.
항바이러스제는 대부분 신장을 통해 배설되므로 신부전증 환자는 투여용량을 세심하게 조절해야 한다.
통증이 심한 환자에게는 진통제를 투여하거나 신경차단요법 등을 병행한다.
치료가 늦거나 환자가 고령일 경우 치료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때는 한 달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약물 투여와 함께 환부에 물찜질을 해주면 통증을 줄이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하루 5∼6번,한 번에 15∼20분씩 환부에 깨끗한 수건으로 물찜질을 해주도록 한다.
이때는 미지근한 물을 사용해야 한다.
물찜질이 끝나면 마른 거즈 등으로 닦아주고 처방된 연고를 바른다.
물집은 억지로 터뜨리지 않도록 한다.
○스트레스와 과로 회피가 최선
대상포진에 대한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몸의 면역력이 약해질 경우 발병하므로 평소에 스트레스와 과로를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영양 섭취는 대상포진 예방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다.
대상포진은 환자와 접촉한다고 해도 전염되지 않는다.
인체의 면역력이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쉽게 이겨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환자,에이즈환자 등 면역체계가 전반적으로 약해진 사람에게는 수두와 마찬가지로 호흡기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
따라서 병원에서는 대상포진 환자를 격리 입원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대상포진은 한 번 걸린 이후에도 면역이 생기지 않으므로 다시 발병할 수 있다.
하지만 재발률은 0.1∼1% 정도로 매우 낮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조금만 신경쓴다면 충분히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도움말=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김원석 교수,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 교수,을지의대 을지병원 피부과 이애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