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비가 가계 부채 부담을 벗고 최근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6일 보도했다. AWSJ는 소비 회복의 신호로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 지표와 유통업계 실적 추이 등을 제시했다. 지난 1월 한국의 신용카드 소비액이 작년동월대비 14.8% 늘고 향후 6개월 경기에 대한 소비자 기대지수도 9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고 AWSJ는 소개했다. 또 지난해 1.4분기 6.8%였던 월별 소득증가율 평균치가 작년 3.4분기에는 7.3%로 높아졌고 작년 7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한국의 할인점 매출이 전년동기에 비해1% 가량 늘었다는 점도 긍정적 변화로 지적됐다. 백화점의 경우 같은 5개월동안 약 2% 매출이 줄었으나 한국 최대의 롯데백화점은 이달에 2년래 가장 높은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AWSJ는 전했다. AWSJ는 이와함께 전날 신용카드로 롯데백화점에서 160달러짜리 옷을 구입한 30대 의상디자이너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지난해 소비를 크게 줄인 결과 올해에는 다소 지갑을 여는데 여유가 생겼다"는 그녀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AWSJ는 이같은 변화가 그동안 금리 인하와 재정 지출 확대 등으로 내수 회복의 불을 지피기 위해 안간힘을 써 온 한국 정부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신호라고 덧붙였다. AWSJ에 따르면 임지원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개인소득 증가와 고용상황 개선과함께 올해 한국의 민간소비 부문이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임태섭 골드만삭스 리서치헤드는 올해 소비 증가율을 0.6%로 예상하며 "향후소비심리가 계속 회복되고 소비자들이 가계 부채 고비를 넘어서면서 최근의 소비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AWSJ는 최근의 소비 성장이 한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키우고 있으나 몇 가지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AWSJ는 무엇보다 미국 경제의 불확실한 전망과 맞물려 원화 절상이 이어질 경우자신들의 생산품 중 50% 이상을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의 자동차, 전자업체들의 이익이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