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ADVERTISEMENT

    [禪院산책] (24) 백담사 무금선원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게를 진 사미승 둘이 무설전(無說殿) 뒷편으로 난 오솔길을 잰걸음으로 오른다. 지게위에 있는 것은 보온통에 담은 도시락. 밖에서 문을 걸어잠근 채 폐문정진(閉門精進)하는 무문관(無門關) 수행자들을 위한 하루 한끼의 공양물이다. 도시락에 담긴 것은 한 공기 남짓한 분량의 밥과 국,나물 몇 가지,과일 한 개와 우유 한 통이 전부다. 사미승들이 절에서 1백50m가량 떨어진 무문관에 도착하면 오전 11시.가로 1칸,세로 두칸의 좁은 공간에 자신을 가두고 있던 무문관 수행자들이 외부와 소통하는 유일한 시간이다. 방마다 외부와 통하는 조그만 '공양구(供養口)'가 열리면 이 곳으로 밥을 넣어준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말은 없다. 단지 침묵만 있을 뿐..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의 백담사(百潭寺) 무금선원(無今禪院). 큰절에서 계곡 윗쪽으로 1백50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무문관은 3채의 건물이 'ㄷ'자 모양으로 배치된 구조다. 각각의 건물은 면벽참선하듯이 문이 모두 바깥으로 향한 채 등을 돌리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 수행 중인 사람은 모두 11명.선원장 신룡(神龍·50) 스님만 제한된 범위에서 외부와 소통할 뿐 나머지 10명은 철저히 폐문정진 중이다. 한 번 들어가면 1년에서 3년,길게는 6년씩 스스로를 가두고 산다. 밖에서 문을 잠갔기 때문에 도중에 견디지 못하고 나가려 해도 나갈 수도 없다.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 것일까. 신룡 스님은 "좁은 방에서 자신과 싸우는 동안 거대한 우주의 진리와 하나가 되는 시간에 가까이 가게 된다"고 설명한다. 수행하는 사람에게 깨달음이 없는 것은 갇혀 있는 것이며 죽음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깨닫기 전에는 문 밖으로 나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스스로 문을 잠근다는 것이다. '무문관'은 원래 송나라 때 무문혜개(無門慧開) 선사가 고인들의 선문답을 엮은 책 이름이다. 1965년 도봉산 천축사에서 두문불출로 정진하는 무문관 선원을 6년간 운영하면서 폐문정진의 수행법으로 자리잡았다. 눕지 않고 참선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잠자지 않고 수행하는 용맹정진과 함께 가장 어려운 수행법의 하나로 손꼽힌다. 하루 한 끼의 식사로 몸을 유지하며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만큼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 몸 관리를 잘못하면 위가 냉해지거나 기(氣)가 머리로 몰리는 상기병,식사량이 적은 데 따른 변비 등으로 고생한다. 무엇보다 힘든 것은 고립된 상태에서 오는 외로움이다. 처음엔 대단한 각오로 시작해도 짧게는 1주일,길게는 한 달이면 고독감이 몰려온다고 경험자들은 전한다. 이 때문에 무금선원 무문관에는 출가한 지 20년 이상 된 구참 납자라야 발을 들일 수 있다. "혼자 아무 것도 의지하지 않고 선정락에 들고 몸조절을 할 수 있으며 불교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오직 한 곳으로 의심을 몰아갈 수 있는 사람만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게 신룡 스님의 설명이다. 그 결과 매년 깨달음에 다가서는 안목을 갖춘 사람이 한두 명씩 나온다고 신룡 스님은 덧붙인다. 백담사는 신라 진덕여왕 1년(647년)에 자장 율사가 창건한 고찰로 만해 한용운 스님은 이곳으로 출가해 오세암에서 오도(悟道)했다. 만해 스님 당대에 오세암에 있었던 오세선원은 한국전쟁 때 전소됐다가 지난 72년 다시 문을 열었으나 선원을 이끌던 성준 선사가 갑자기 입적하면서 4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런 백담사에 선원이 문을 연 것은 지난 98년.회주 무산(霧山·73) 스님이 관음전을 무문관으로 개설했다. 시인이며 '조오현'이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한 무산 스님은 백담사 아래에 만해 사상을 실천·선양할 만해마을을 조성하고 매년 '만해 축전'을 여는 등 백담사 일대를 수행과 문화의 공간으로 중창한 주역.용성-고암 선사의 법맥을 이은 성준 선사의 적자로 무문관을 개창하고 3년간 직접 폐문정진에 동참했다. "꼭 깨침을 전제하지 않더라도 참선은 모든 고통의 원인인 번뇌를 제거해 완전한 평화와 행복에 이르게 하는 묘법(妙法)이 될 수 있다"며 신룡 스님은 일반인들에게도 참선을 권한다. 신경물리학자 허버트 벤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두 없이 그냥 가부좌를 틀고 10분가량 명상하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을 높여주는 T-임파구와 엔돌핀이 증가한다고 한다. 값비싼 소비재가 난립하며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는 웰빙문화보다는 내적 수행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선(禪)지향적 삶이 진정한 웰빙이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무문관의 반대편 쪽,백담사 만해당 뒤편에는 또 하나의 특별 선원인 대한불교조계종의 기본선원이 지난해부터 운영되고 있다. 기본선원이란 출가해서 행자 교육을 마치고 사미계를 받은 예비승(사미)들을 위한 참선 수행처로 '불교사관학교'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그만큼 청규도 엄격하다. 하루 10시간 이상의 참선에 1시간 이상의 운력(運力·노동),저녁 예불 후 다음날 사시공양 때까지 절대 묵언 등 초심자로선 쉽지 않은 조건들이다. 기본선원 참여자들은 문경 봉암사에서 1년 수행한 뒤 무금선원으로 와서 다시 1년간 정진한다. 현재 수행 중인 사미승은 25명.30∼40대가 주축을 이루고 20대는 두 명뿐일 정도로 전문직 출신의 '늦깎이' 출가자들이 많다.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자명(慈明·55) 스님은 "어떤 권력이나 욕망을 성취하는 일보다 인간이 가장 통쾌하게 해볼 만한 일이 바로 도를 닦아 견성을 해마치는 일"이라며 정진을 독려한다. 선사들의 다그침이 눈덮인 백담계곡에 몰아치는 칼바람 같다. '사내라고 다 장부 아니여/장부소리 들을라면/몸은 들지 못했어도/마음 하나는 다 놓았다 다 들어올려야/그 물론 몰현금(沒弦琴·줄 없는 거문고) 한 줄은/그냥 탈 줄 알아야'(무산 스님의 시 '일색변3') 인제=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왕도 없는 한국에 '왕자님' 뜬 이유가…'역대급 제작비' 예고 [김소연의 엔터비즈]

      2026년 드라마의 키워드는 '왕'과 '왕자님'이다. 각기 다른 시대, 장르를 배경으로 전혀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리겠다는 각오다.올해 'K-콘텐츠'는 왕실의 위엄으로 가득 찰 전망이다. 과거의 역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퓨전 사극부터 철저한 고증을 거친 정통 대하드라마, 그리고 상상력을 극대화한 로맨스 판타지까지 왕과 왕자를 전면에 내세운 대작들이 줄지어 공개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 화려한 볼거리와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캐스팅까지 더해지면서 올해에만 수십 편의 라인업이 대기 중이며, 그중에서도 최고 기대작들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병술년 '왕자의 난' 첫 주자는 3일 첫 방송되는 KBS 2TV 주말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다. 천하제일 도적 여인 홍은조와 그를 쫓던 조선의 대군 이열의 영혼이 바뀌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로맨스 판타지 사극으로, '확신의 대군상'으로 불리는 대세 배우 문상민이 이열 역을 맡아 남지현과 호흡을 맞춘다.문상민은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쟁쟁한 선배 배우들과 최고의 왕자, 왕 자리를 놓고 펼치는 경쟁에 '솔직히 부담됐다'고 털어놓으면서 '그래서 피부과를 열심히 다녔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은 국내뿐 아니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해외에 공개된다고 지난해 11월 홍콩에서 진행된 라인업 발표회에서 소개돼 이목이 집중된 작품이다. 디즈니 오리지널이 아닌 작품이 해당 행사에서 소개된 건 '21세기 대군부인'이 유일했다.오는 4월 공개 예정인 '21세기 대군부인'은 입헌군주제라는 가정하에 현대 대한민국을 배경

    2. 2

      오늘 밤 우주쇼 펼쳐진다…올해 '첫 보름달'에 유성우까지

      3일 밤 올해 첫 보름달이 떠오른다. 또한 첫 유성우를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일몰 전 오후 5시1분부터 올해 첫 보름달이 뜨기 시작해 오후 7시3분에 완전히 차올라 가장 밝게 빛난다. 달은 4일 오전 7시44분 저문다.이날 밤에는 사분의자리 유성우도 관측할 수 있다. 사분의자리 유성우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쌍둥이자리 유성우와 함께 3대 유성우 중 하나로 꼽힌다. 사분의자리라는 별자리는 사라졌지만, 예전부터 부르던 관습에 따라 사분의자리 유성우로 부른다.올해 사분의자리 유성우 관측 최적기는 이날 밤부터 4일 새벽으로 예상된다. 극대시간은 4일 오전 6시이고, 시간당 최대 관측할 수 있는 유성수(ZHR) 는 약 80개다. 천문연구원은 "관측 시 달빛이 밝아 조건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밝은 유성들은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 밖에도 천문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주요 천문현상에 따르면 오는 3월3일 정월대보름 달이 지구의 본 그림자에 완전히 가리는 개기월식 현상으로 올해의 우주쇼가 시작될 예정이다.3월3일 정월대보름 밤, 오후 6시49분 48초 달의 일부분이 가려지는 부분식이 시작된다.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식은 오후 8시4분에 시작, 33분42초에 최대가 된다. 오후 9시3분 24초에 개기식이 종료된다. 이후 부분식은 오후 10시17분 36초에 끝이 난다. 이번 월식은 동아시아, 호주, 태평양, 아메리카에서 관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달이 뜨기 전부터 월식이 진행돼 끝날 때까지 전 과정을 볼 수 있다.6월16일 저녁부터 18일 오후8시30분 정도까지는 밤하늘에서 금성, 목성, 수성 그리고 달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올해 한가위인 9월25일

    3. 3

      "연차 이틀 내면 9일 쉰다"…올해 황금 연휴 언제?

      2026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황금연휴'에 대한 관심도 크다.3일 우주항공청이 발표한 2026년도 월력요항에 따르면 올해 법적 공휴일은 70일이다. 주5일 근무하는 근로자가 실제로 쉬는 날은 118일이다.주 5일 근무제를 기준으로 관공서 공휴일 70일에 토요일 52일을 더해 휴일은 122일이지만 현충일(6월 6일), 광복절(8월 15일), 추석 연휴 마지막 날(9월 26일), 개천절(10월 3일) 등 4일이 토요일과 겹쳐 실질 휴일 수는 지난해보다 하루 줄어들었다.주말을 포함해 3일 이상 이어지는 연휴는 총 8차례다. 이 가운데 가장 긴 연휴는 2월 설 연휴다. 올해 설 연휴는 2월 16일 월요일부터 18일 수요일까지다. 토요일과 일요일, 설날 연휴가 맞물리면서 2월 14일부터 18일까지 총 5일간 쉰다. 19~20일까지 이틀간 연차를 사용하면 14일부터 22일까지 9일간 쉴 수 있다.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는 토요일과 삼일절, 대체공휴일이 겹쳐 사흘 연속 휴식이 가능하다.어린이날과 부처님오신날이 있는 5월에도 연휴가 이어진다. 올해 5월 5일은 화요일로 전날인 4일에 연차를 사용할 경우 주말을 포함해 나흘을 쉴 수 있다. 부처님 오신 날(5월 24일)은 일요일로, 다음 날인 25일 월요일이 대체공휴일이다.6월 3일 수요일은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로 임시공휴일이다. 다만 6월 6일 현충일은 토요일과 겹치지만 대체공휴일이 적용되지 않는다. 7월에는 공휴일이 없지만 제헌절(7월 17일)을 다시 법정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어서 실제 입법 여부에 따라 휴일 구조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8월에도 연휴가 이어진다. 8월 15일부터 17일까지 광복절과 일요일, 대체공휴일이 이어지며 사흘간 쉴 수 있다. 올해 추석 연휴는 9월 2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