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에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가운데 절반 가량은 불법복제된 것이며 제조·화학이나 정보통신 기업의 불법복제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는 16일 지난해 12개 주요 시·도지역 기업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현황을 조사한 결과 불법복제율이 49.5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이에 따른 피해액이 3백86억5천여만원이나 된다고 덧붙였다. 업종별 불법복제율은 제조·화학 업종이 31.43%로 가장 높고 정보통신 업종도 26.02%로 불법복제를 많이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유통·서비스(12.64%),건설·교통(11.34%) 순이었다. 이처럼 불법복제율이 높은 것은 제조업체 등이 소프트웨어를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소프트웨어 종류별로는 △CAD-CAM(27.89%) △일반사무용 소프트웨어(20.23%) △그래픽(18.70%) △개발·저작도구(12.77%) 순으로 불법복제율이 높았다. 국내 업체인 이스트소프트의 압축 프로그램 '알집 5.0'의 경우 약 7천9백18건이나 복제돼 2003년에 이어 2년 연속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복제된 프로그램으로 밝혀졌다. 그 다음은 한글과컴퓨터의 오피스 프로그램 '한글 2002',안철수연구소의 백신 프로그램 'V3프로 2002 디럭스',마이크로소프트의 'MS오피스 2000' 순으로 불법복제율이 높았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김규성 사무총장은 "국산 소프트웨어가 외산보다 값이 싼 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불법복제율이 높다"며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자산으로 인정해야만 소프트웨어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