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도에 공장을 추가로 짓기로 한 것은 해외 사업에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현대차는 향상된 품질과 높아진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빠른 속도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메이저사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중국 및 인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으로의 수출 물량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는 지난해 1백12만7천대를 수출,전년대비 11.4%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차 판매가 증가하는 만큼 생산 능력을 확충하기 위한 해외 투자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초 오는 2010년까지 해외에 2백만대의 연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었지만 주요 전략 지역에 대한 투자를 앞당겨 오는 2008년께 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현대.기아차는 국내 생산 3백만대를 포함해 연간 5백만대의 세계 생산거점 확보 작업을 마무리하고 글로벌 톱 메이커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해외에서 인기끄는 현대차 현대차가 인도 첸나이공장에서 만드는 상트로는 현지 경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작년 9월에 투입한 겟츠도 젊은 층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현대차는 인도 경차·소형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인도에서 21만5천6백30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보다 43% 늘어난 규모다. 현대차는 올해 인도에서 25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도 현대차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월 현대차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중국 진출 2년 만에 선발업체인 폭스바겐 도요타 등의 중국 합작법인을 제치고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현지에서 '엘란트라'로 팔리는 아반떼XD는 단일 모델로 전체 승용차 중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중국 인도 등 전략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데는 높아진 품질과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에서는 고급 중형 세단인 뉴EF쏘나타를 먼저 투입한 후,준중형 및 소형 스포츠레저 차량으로 고객층을 넓혔다. 반면 인도에서는 경차·소형차로 시장을 석권한 후 중형 세단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효과를 봤다. ◆빨라지는 해외 거점 투자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중국과 인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인도공장 추가 건설도 인도 자동차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올해 92만대에서 오는 2010년 1백92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 최대업체인 마루티가 현재 35만대인 연산능력을 오는 2007년까지 60만대로 확충하고 타타그룹 역시 증설에 나서는 상황에서 추가 공장 건설이 불가피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중국에서는 베이징현대의 생산능력을 오는 9월까지 30만대로 확충하고 2공장을 신설,2007년까지 중국 내 6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웨다기아도 현재 13만대인 연산 능력을 오는 2006년말까지 43만대로 늘린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완공 단계인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대해 추가로 투자하고 오는 2006년말부터 가동하는 슬로바키아 공장을 완비하면 전 세계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앨라배마공장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를 포함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지역을,동유럽 공장은 슬로바키아의 유럽연합(EU) 가입으로 유럽 전역을 맡게 된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