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ㆍ변리사 다툼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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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관련 법률서비스 시장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해왔던 변호사협회와 변리사회가 또다시 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소속 변호사들이 기존 변리사회와는 별개의 독자 변리사회 결성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
이는 변리사의 고유영역으로 인식돼왔던 특허업무에 대한 공식진출은 물론,변리사회 중심으로 짜인 업계 주도권을 변호사협회 측이 장악하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여서 변리사회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독자노선 간다'=한국법조변리사회(가칭,이하 한변)발기 준비위원회는 16일 "이미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변리사 등록자들이 전체 변리사의 48%에 이른 만큼 기존 대한변리사회와는 다른 별도의 변리사회를 결성키로 했다"며 "이를 위해 최근 전국 개업변호사들을 상대로 회원가입을 독려하는 문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준비위원회에는 대한변협 공보이사인 도두형 변호사와 신승남 김주원 변호사 등 11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한변은 회원 변호사들에게 변리사 등록을 대행해주고 변리사로서의 전문성 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변리사회 반발=변호사협회 측의 움직임에 대해 변리사회는 즉각적인 대응은 자제하면서도 이날 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변리사회 관계자는 "일단 변호사들의 가입추이 등을 살펴본 뒤 공식입장을 정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이번 움직임도 결국 '시장'을 독식하겠다는 변호사 집단의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해 불쾌한 심정의 일단을 내비쳤다.
그러나 상당수의 변리사들은 변호사들이 새 변리사회로 대거 흡수될 경우 기존 변리사회의 영향력 약화는 물론,순수 변리사들만의 서비스영역도 줄어들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며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변리사는 "로스쿨이 곧 도입되고 변호사가 한해에 1천5백명 이상씩 쏟아져 나올 경우 특허관련 부문에서 순수변리사와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변리사간의 시장다툼은 필연적"이라며 "변협의 이번 조치는 이를 대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고조되는 갈등=법조계 안팎에선 이번 한변 결성을 양 직역간 전면전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특허청이 맡고 있던 변리사 등록업무가 변리사회로 이관될 움직임이 나타나자 변리사회에 종속될 것을 우려한 변협이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취한 '물타기' 성격이라는 시각에서다.
변리사회로선 변리사 등록과 변리사회 가입 절차를 틀어쥠으로써 그나마 행사할 수 있는 일종의 '직역문턱' 권한을 위협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변협은 지난해 말 국회 법사위에 변호사법 개정안을 상정함으로써 변리사는 물론 세무 법무 노무사 등의 전문영역에 자유롭게 참여할 법률적 근거를 재확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