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의 중형 세단 SM5의 뉴 모델이 나왔다. 2리터와 2.5리터 두 가지 엔진을 탑재한 기존 모델과 달리 뉴 SM5는 2.0리터로 단일 엔진으로 개발됐다. 대형 럭셔리 세단을 표방한 SM7이 출시된 지 한달 여만에 나온 차인데다 SM7과 마찬가지로 닛산 티아나의 플랫폼을 베이스로 만든 차여서 두 차간 어떤 차이가 있는지 관심을 끌었다. 전반적인 외관 분위기는 SM7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프런트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리어 엔드의 디자인은 확연히 다르지만 SM7과 형제차란 인상을 지우긴 어렵다. 범퍼가 SM7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짧아 보이지만 그래도 약간 돌출된 느낌이다. 다만 뉴 SM5의 전체 외관 디자인은 다이내믹한 주행성을 강조하려는 듯,아치형 라인을 이루고 있다. 프런트와 리어 디자인에서도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주고 있다. 디지털 세대의 감각을 최대한 반영한 대시보드 등 인테리어도 SM7과 흡사한 면이 적지 않다. 일부 내장재의 재질 차이를 제외하면 SM7과 비슷한 실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운전석을 중심으로 배열된 세련된 센터페시아와 시안성이 뛰어난 계기판이 돋보인다. 그러나 차에 올라 직접 차를 몰아보면 경제적 세단의 패밀리카로 고품격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SM7과 뉴 SM5를 모두 운전해 보면 두 차의 세그먼트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뉴 SM5는 동급 중형차에 손색이 없을 정도의 성능을 자랑한다. 중저속영역에서 엔진 출력을 향상시킨 SR-II 엔진은 2.0엔진의 한계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힘찬 파워를 자랑한다. 반면 가속 페달에 힘을 주어도 엔진사운드나 노면 접촉 소음을 느낄 수 없었다. 특히 실내 엔진음이 거의 완벽한 수준이다. 브레이크 성능도 탁월했다. EBD타입의 ABS를 적용해 후륜 제동력을 높인 까닭인지,고속 주행시 핸들링도 휠씬 간결해졌고,부드럽게 정지하는 느낌을 받았다. 기존 대형차에 적용되던 스마트 카드 시스템,운전석과 조수석의 별도 온도 설정이 가능한 좌우독립 풀오토 에어컨,충돌강도에 따라 전개 되도록 설계된 듀얼 스테이지타입의 스마트 에어백 적용은 중형차의 선두주자답게 모두 최초로 적용되었다. 열선이 내장된 앞좌석 운전석의 경우에는 8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하며,두 가지 최적의 운전자세를 기억시킬 수 있는 메모리 기능이 설정돼 있다. 버켓 타입의 시트는 운전자를 감싸는 느낌으로 어깨 쏠림을 방지하고 등을 지지해준다. 연비 역시 기존 SM5(10.3㎞/ℓ)보다 크게 개선된 10.8㎞/ℓ로 중형차에서는 우수한 편이다. 우수한 성능의 뉴 SM5가 SM7과의 판매 간섭없이 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