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지구촌 공용어‥남충우 <자동차공업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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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충우 자동차공업협회 부회장 cwnam@kama.or.kr >
지금 자동차회사 임직원들은 영어,중국어 공부에 여념이 없다. 2000년 프랑스 르노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것을 필두로 미국 GM이 대우자동차를,인도 타타자동차(Tata Motors)가 대우상용차를,지난해 말에는 중국 상하이자동차(上海汽車)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는 등 한국 자동차산업이 본격적으로 세계화가 됐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우리 자동차업체들의 생산기지도 미국 중국 인도 슬로바키아 등 세계 각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처럼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 메이커들은 품질개선과 마케팅전략 수립은 물론 보이지 않는 무기인 현지 언어 습득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 새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시장에 이르기까지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언어는 단연 영어다.
프랑스의 경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영어로 물으면 프랑스어로 대답한다는 말이 정설로 여겨졌으나 지금은 영어유치원까지 등장했다. 하물며 인도에서는 거지도 영어를 한다니 전 세계 어디든 영어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최근 영국문화원이 발표한 '영어의 미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께는 세계 인구의 절반인 30억명이 영어를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는 과거에도 세계 시장의 대표 화폐는 달러였고,대표 언어는 영어였지만 앞으로는 그 위력이 더 확대될 것이란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국제대학원이나 MBA과정이 아닌 이공계 대학에서도 영어를 모르면 기술혁신을 따라갈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공과대학의 영어강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영어뿐 아니라 이미 15억명 이상의 중화권 인구가 사용하고 있는 중국어 역시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지난해 6월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는 "지금 젊은이들이 중국어를 배우지 않으면 20년 후에는 깊은 절망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는 중국어 역시 제2의 대표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시대에 외국어는 자국산업을 성장시키고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훌륭한 무기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부존자원이 부족하고,지정학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위치한 상황에서 외국어 실력 향상은 국가 존립 수단은 물론 국가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무형자산이 될 수 있기에 분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