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부품ㆍ소재산업 육성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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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
작년 우리 수출은 2천5백40억달러에 달했고 2백98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달성했지만 안으로는 내수침체와 설비투자 부진 그리고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가격 상승과 대·중소기업간,수출·내수간 경제양극화 현상이 경제 전체의 활력을 저해하고 있다.
또 대외적으로는 일본 및 아세안지역 그리고 미국 등과의 FTA 체결 논의,우리 경제의 가장 큰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의 약진 등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와 위기의 원천이 되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대내외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으로 부각한 부품·소재산업의 육성이 시급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부품·소재산업은 대일 무역적자의 주범이자 만성적인 적자산업이라는 인식이다.
물론 부품·소재는 대일 적자의 원인이 되고 있지만 이것이 반드시 경쟁력 취약에만 기인하지는 않으며 한·중·일 3국의 국제적인 분업구조 하에서 물류비용 및 가격경쟁력을 감안한 전략적인 시장전환에도 요인이 있다.
부품·소재산업은 이미 지난 97년부터 8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작년의 경우 흑자폭이 1백50억달러 내외까지 확대됐다.
둘째 부품·소재의 수입의존도가 커 우리나라 제품의 국산화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최근 첨단제품의 수명주기가 단축되면서 국산화율 분석에는 조사 품목과 함께 조사 시기도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신제품 출시 직후 국산화율이 낮더라도 부품·소재 개발이 진행될수록 국산화율은 상승한다.
셋째 최근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한·일 FTA의 추진은 국내 부품·소재산업의 기반을 붕괴시킬 것이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적절한 보완대책을 병행할 경우 한·일 FTA의 체결은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활용이 가능하다.
실제 과거 수입선다변화가 해제됐을 때 일본의 코끼리밥솥이 국내시장을 모두 장악할 것으로 우려했지만 현재 국내시장에서 일본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며 작년에는 종주국인 일본에까지 국내 전기밥솥이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정부도 부품·소재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80년대의 '기계류,부품·소재 국산화'와 90년대의 '자본재산업 육성' 등 지속적인 육성시책을 추진했으며,2001년에는 '부품·소재특별법'을 제정해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함께 신뢰성 향상,부품·소재전문기업 지원 등의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런 정책추진을 통해 국내 부품·소재산업은 이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췄지만 아직 각종 대내외 여건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평가되며 여러 구조적인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우선 국내 부품·소재의 기술 수준은 현재 선진국 대비 80%에 불과해 원천기술이 포함된 첨단 부품·소재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국내 부품·소재기업의 대부분은 규모의 영세성으로 원천기술 확보에 필요한 대규모 R&D 투자 여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고 모두에서 언급한 대내외 여건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1월17일 민·관 전문가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 '부품·소재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했다.
이 발전전략에는 부품·소재 중핵기업 육성을 포함한 '기업단계별 혁신역량의 강화',10대 전략 부품·소재 개발 등 '전략적 핵심 기술 확보'등 기술기획과 R&D,사업화 등 제품 생산의 전주기에 걸친 종합적인 지원시책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육성정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계획수립과 함께 지속적인 실천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참여정부의 핵심 정책과제로 삼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점검할 것이다.
여기에 민간의 자발적인 경쟁력 제고 노력이 결합될 때 국내 부품·소재산업이 발전하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 경제 전체의 성과가 크게 향상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