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9:23
수정2006.04.02 19:27
"통계청에서 발표한 학원 매출액 등 각종 통계치를 연립방정식으로 계산해 보니 학원에 다니는 학생 수가 얼추 12%가량 줄어든 것 같다."
교육인적자원부가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 발표' 1년을 맞아 지난 16일 실시한 브리핑에서 담당 국장(강휘국 교육현장지원단장)이 한 말이다.
통계청이 지난 11일 내놓은 학원 매출액 감소분(-8.3%)과 학원수강료 인상분(4.6%)을 곱해 2003년 수치와 비교해보니 수강생 수가 1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그러나 통계청의 학원 매출액에는 성인어학원과 직업훈련원 기술계학원 등 모든 종류의 학원이 포함돼 있다.
"학원 매출 감소는 불황 때문이 아니냐"는 이어진 질문에 대해선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신은 굶어도 자식 교육은 시킨다"는 논리를 폈다.
이날 교육부가 내놓은 보도자료에는 여론조사기관(엠비존씨엔씨)이 지난해 11월 조사한 결과 'EBS 수능강의 시청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10만6천원 절감됐다'는 문구도 '한 줄' 들어있었다.
이에 대해 묻자 "이 건 다른 과(교육정보화기획과)에서 넘어와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라고 답했다 뒤늦게 담당과 공무원을 불러 추가로 브리핑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1년 전인 지난해 2월17일 EBS 수능강의와 수능시험을 연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하고 대대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수능강의가 시작된 지 한달 만인 지난해 5월에는 전국 학부모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수능방송 전과 후 월평균 사교육비가 23만7천원에서 19만원으로 줄었다고 발표하는 등 발빠르게 홍보해왔다.
그러나 이날 열린 1주년 브리핑에서는 그런 열의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사교육비 경감대책은 지난 1월 초 물러난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의 역작이었다.
안 전 부총리가 매일 수능강의 진행상황을 챙겨 '담당 공무원이 잠을 못잤다'는 후문까지 있었다.
교육부총리가 바뀐 지 이제 한달여.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교육부의 의지가 바랜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브리핑 현장이었다.
김현석 사회부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