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發 투기' 차단 종합대책] 효과 얼마나 거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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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판교 및 재건축시장 안정을 위한 '2.17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으면서 판교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불어닥쳤던 이른바 '판교로또 열풍'이 과연 수그러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대책 중 판교대책은 아파트(2만1천가구) 11월 일괄분양 중대형 택지 입찰 때 채권액과 분양가를 동시에 써내는 분양가.채권 병행입찰제 도입 택지 응찰자격 강화 투기단속 상시체제 가동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판교의 청약경쟁률과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만큼 판교발(發) 열풍이 진정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시세차익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여전해 열기가 식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청약기회는 단 한 번
우선 11월 일괄분양 방안의 경우 청약물량을 단일화·대형화함으로써 평균 경쟁률을 대폭 낮추는 동시에 청약과열 분위기가 장기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네 번의 청약기회가 단 한 번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판교신도시에 들어설 주택은 모두 2만9천7백가구다.
이 가운데 단독주택 2천7백가구와 국민임대주택 6천가구를 제외하면 오는 11월에 분양되는 아파트는 2만1천가구(공공임대 4천가구 포함)에 이른다.
정부는 당초 이들 물량을 오는 6월부터 내년 하반기까지 평균 5천가구씩 네 번에 걸쳐 순차적으로 분양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이들 물량이 오는 11월에 일괄(동시) 분양될 경우 소비자들은 1개 단지 내 1개 평형에만 청약할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판교의 청약경쟁률은 산술적으로 볼 때 당초 예상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전용면적 25.7평 이하 일반분양 아파트의 경우 종전대로라면 수도권 1순위 최고 경쟁률이 4천4백32대 1이었으나 이번 조치로 1천1백9대 1로 낮아지게 된다.
○예상 경쟁률은 얼마
수도권 청약통장 1순위자가 모두 판교신도시(분양아파트 1만7천가구)에 청약한다고 가정했을 때 예상경쟁률은 △성남지역(6천3백가구)이 평균 36 대 1 △수도권은 1백57 대 1로 추정되고 있다.
평형별로는 전용 25.7평 이하의 경우 수도권은 △일반1순위(1천6백71가구)가 1천1백9 대 1 △40세·10년 이상 무주택자(2천6백74가구) 1백39 대 1 △35세 이상·5년 이상 무주택자(2천3백40가구)가 2백77 대 1로 분석됐다.
반면 성남거주자의 경우 △40세·10년 이상 무주택자(1천1백46가구)는 60 대 1 △35세·5년 이상 무주택자(1천3가구)는 98 대 1 △일반 1순위(7백16가구)는 2백24 대 1로 예상됐다.
또 중대형 아파트(전용 25.7평 초과)의 경우 성남지역(2천2백35가구)은 56 대 1,수도권(5천2백15가구)은 1백92 대 1로 나타날 것으로 각각 예상되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는
판교의 중대형 아파트용지에 '분양가·채권 병행입찰제'를 도입키로 하면서 한때 평당 2천만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던 분양가 수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병행입찰제란 주택건설업체로 하여금 채권액과 아파트 예정분양가를 동시에 제출하게 한 뒤 '채권은 높게,분양가는 낮게' 쓴 업체에 택지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병행입찰제 도입을 결정하면서 판교 분양가를 분당신도시 서현동의 중대형 아파트값을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서현동 중대형 아파트가 평당 1천4백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판교의 중대형 분양가는 정부 방침대로 평당 1천5백만원 이내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판교 중대형아파트 당첨자 입장에서 보면 별다른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어 청약과열이나 투기바람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건교부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가 평당 1천5백만원 이하로 낮아지더라도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는 여전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같은 분석은 판교가 서울 강남이나 분당과 가까운 데다 강남이나 분당 아파트가 대부분 지은 지 15년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판교가 이들 지역의 집값을 주도할 것이라는 예상에 근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입주시점(2007년 말∼2008년 말)에 가면 판교 집값이 새 아파트 효과로 오를 것이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수요자도 상당수에 이른다"며 "판교열풍이 정부의 기대만큼 누그러질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