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진보성향의 현직 여교수가 노무현 대통령의 홍보관련 최고 참모에 발탁됐다. 조기숙 이화여대 부교수(국제대학원 교학부장·정치학)가 통상 언론계 인사들이 독차지해 오다시피한 청와대 홍보수석에 임명된 것이다. 조 신임 수석은 지난 2003년 노 대통령 당선자 취임사 준비위원에 이어 지난해 열린우리당 공직후보자 자격심사위원 및 정책연구원 이사 등을 거치며 현 여권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와 여권 내부에서는 생소한 인물이 아니다. 조 수석은 특히 지난 2002년 12월 17대 대선 직전 인터넷에 장문의 글을 올려 네티즌들을 투표장으로 결집시켰으며,선거 당일에도 휴대전화 등을 통해 선거참여를 독려하는 '사발통문' 성격의 투표운동을 벌인 주요 진원지로 알려졌다. 정치학을 전공했지만 신문칼럼이나 TV토론회 등에서 매우 선명한 주장을 해왔으며 '참언론을 지지하는 모임'을 결성,'언론개혁운동'을 전개해 왔고,노 대통령은 이런 활동을 유심히 봐왔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노 대통령이 '지식인들은 통상 명분이 있어도 몸을 던지거나 앞서서 행동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는데 조 수석은 추진력있게 일을 해왔다"고 말해 기용배경을 전했다. 김종민 대변인도 "일상생활의 일부로 정당활동을 하고 수시로 검증받는 생활정치를 실천했다"며 "현안에 대한 상황 파악이 뛰어나다"고 발탁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조선일보 기고 거부운동'을 주도하는 등 언론관이 극명한 편이어서 대언론 업무에서 무난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홍보수석이 기자나 언론사와 접촉하는 방식에서 변화된 환경에 맞춰 정부 각 부처가 직접 정책홍보에 적극 나서는 쪽으로 국정과 청와대의 홍보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앞으로 '정책적 홍보'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병완 전 수석은 신설된 대통령 홍보문화특보로 자리를 옮겨 여전히 노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예정이다. 이 수석의 영향력이 이전에 비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 조기숙 홍보수석 약력 > ▲서울(46)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미국 아이오와대 석사,인디애나대 박사 ▲인천대 조교수 ▲이화여대 부교수 ▲노무현 대통령 취임사 준비위원 ▲열린우리당 공천심사위원,총선기획단 자문위원장,정당개혁추진단장 ▲참언론을 지지하는 모임 자문위원 ▲인디애나대 동창인 양형진(48)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사이에 2남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