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 선언과 6자회담 거부 등 북한의 최근 반응과 관련, 미국의 한 한반도 전문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큰 도박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루이지애나주립대 브래들리 마틴 교수(저널리즘)는 17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오피니언 섹션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칼럼에서 "분명, 그는 꼭 정권의 미래가 아니라 자신의 목숨을 걱정하고있다"면서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도 한 해외인사를 인용, 김정일이 최근 북한 재래식 군대가 구식에다 불충분하다고 안타까워했다며 "'위대한 영도자'는 핵무기가 없다면 스스로 공격목표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지적, 평양의 핵개발 배경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볼티모어 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뉴스위크 등에서 아시아지국장으로 일하면서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전직 언론인인 마틴 교수는 그러나 "북한사람들은 미친 사람들인가, 그들의 지도자는 정신병원에 넣을 만한 별종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의사는 아니지만 다년간 그를 연구해 온 데 기초하면 내 짧은 대답은 그렇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마틴 교수는 김정일이 독재자로 냉혈한이며 가끔은 잔인하지만 그는 히틀러처럼대량학살을 초래할 미치광이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김정일은 그의 정권을 유지하는데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면서 지난 1993년 식량기근으로 인해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법을 위반했으나 엄벌에 처하는 대신 보안 관리들에게 관대하게 처분, '내부의 적들을 피하도록' 지시했음을 예로 들었다. 지난 2004년 저서 `자애로운 영도자의 애정어린 보살핌 아래서: 북한과 김씨 왕조(Under the Loving Care of the Fatherly Leader: North Korea and the Kim Dynasty)'를 펴낸 마틴 교수는 최근 워싱턴의 한 행사에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1990년대초 북한을 방문해 핵문제를 해결한 것 처럼 조지 부시 대통령은 아버지 부시 전대통령을 북한에 특사로 파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았기도 했다. 한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벨퍼 과학ㆍ국제문제센터 그레이엄 앨리슨 소장도LA 타임스에 기고한 별도의 칼럼 '핵 확산의 망령'에서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이 핵확산의 '연쇄적 반응'을 촉발시킬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현재와 같은 과정이라면 향후 10년내 핵 일본과 핵 한국을 보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확고하다고 경고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