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의 중심가 월스트리트.미국 뉴욕 맨해튼 남쪽에 자리잡은 월가는 10분 남짓 걸으면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짧은 거리.그러나 세계 증시의 절반을 차지하는 돈줄의 광맥이며 지구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자본주의의 심장이다. '월스트리트 제대로 알기'(박형기 외 지음,아카넷)는 그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장의 모습을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게 비춘다. 18번가와 교차하는 모퉁이의 '파르테논 신전'에서 수백명의 함성 소리를 들으며 하루종일 북새통 속에서 흥분과 환호·눈물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뉴욕증권거래소.이 책은 세계를 무대로 한 이들의 '머니 게임'을 생중계처럼 보여준다. 설명도 쉽고 재미있다. '프로야구에 비유하자면 수많은 관중과 선수들이 모이는 경기장이 거래소이고 베테랑 선수들을 거느린 구단이 곧 투자은행'이라는 식이다. 월가의 기본 구조와 흐름,금융과 투자의 메커니즘,경제 트렌드를 읽는 재료들,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30가지의 실체,월가를 움직이는 기관과 대형 금융사·펀드,경제신문과 통신·금융사이트 등의 정보가 망라돼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약발이 얼마쯤 되는지,캘린더 효과는 얼마만큼 들어맞는지,우리에게도 익숙한 메릴린치와 씨티그룹 등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외국계 투자기관 중 가장 큰손으로 불리는 캐피털 그룹이나 LG카드에 대한 역발상 투자로 유명한 템플턴 애셋 매니지먼트 등 한국에 진출한 펀드들의 현황도 눈길을 끈다. 국제신용평가사 부분에서는 외환위기 때부터 우리와 악연을 이어온 무디스에 초점을 맞춰 읽으면 더 흥미롭다. 3백80쪽,1만2천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