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조흥은행이 1백8번째 생일을 우울하게 보냈다. 조흥은행은 18일 서울 중구 본점 3층 대강당에서 최동수 행장과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1백8주년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었으나 노동조합의 봉쇄로 무산됐다. 윤태수 조흥은행 노조위원장과 상임간부 등 10여명은 이날 오전 최 행장을 찾아가 "명예퇴직으로 4백명이나 되는 동료를 내보내야 하는 마당에 '잔치'를 벌이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최 행장은"노조의 뜻은 이해하겠지만 창립기념식만큼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며 행사장으로 향했지만 은행장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노조원들의 저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조흥은행 노조 관계자는 "최 행장을 비롯한 현 조흥은행 경영진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며 "조흥은행의 문화와 전통을 무시하고 조직을 와해시켜 은행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려는 라응찬 회장과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저항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