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사의가 언론에 알려진 것은 지난달 18일이었다. 그리고 한달만인 18일 조기숙 신임 홍보수석이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후임이 확정되기까지 꼭 한달이 걸린 것이다. 청와대는 당초 후임에 대해서 아무런 귀띔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기준 인사파동'의 후폭풍으로 인사·민정 수석이 물러난 와중에 후임 홍보수석 후보자들의 이름이 조금씩 흘러나왔다. 초기 "언론계 중진이 맡는다" "대변인을 지낸 윤태영 제1부속실장이 유력하게 물망에 오른다"는 말들 속에 "언론관련 현직 교수가 거론된다"는 얘기가 뒤이어 들렸다. "정해진 게 없다"던 청와대는 도중에 갑자기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31일 김종민 대변인과 일일 간담회를 통해서였다. 청와대는 이후 "검토는 지속되지만 단수(유력) 후보는 아니다"고 설명해왔다. 당초 조 수석을 검토중이라고 알려주면서도 '비보도조건'을 먼저 내걸었고,기자들이 이를 수용했으므로 기사화되지 않았다. 이후로는 기자들의 관심이 다소 달라졌다. "인선과정에 변화는 없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청와대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런 사이 조 수석은 단순후보에서 유력후보를 거쳐 사실상 내정단계로 굳어져 갔지만 오프조건이 남아 있어 기사화되지 않았다. 따라서 일반인들의 사전 반응을 볼 수도 없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이번 인사에 부정적인 견해도 없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관도 아니고,내 비서는 내가 정한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가 분명해 처음 인사방침이 그대로 유지됐다는 후문이다. 때마침 청와대는 국세청장 등에 대해 처음으로 복수후보를 발표하고 여론반응까지도 보기로 했다. 새로운 시도를 지켜보면서 좀더 자신감있는 인사가 절실하다는 느낌이다. 허원순 정치부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