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새 성장동력을 찾아 술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이 회사의 성장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17일 위스키 회사 짐 빔과 손잡고 커피 원액을 가미한 술 '스타벅스 커피 리쿼(가벼운 알코올 음료)'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스타벅스는 이 상품을 자체 매장이 아니라 술집과 레스토랑에서 선보이기 위해 보드카 회사 앱설루트의 전국 유통망을 이용하기로 합의했다. 주류 업계와 전면적인 협력관계를 체결한 것이다. 다음달 공식 취임하는 짐 도널드 차기 최고경영자(CEO)는 "이 제품을 올초 텍사스주에서 시범 출시해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었고,시장 조사 결과 스타벅스 단골들의 커피맛 술 소비량이 일반인보다 9배나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신사업 성공을 자신했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는 연간 5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리쿼 시장에서 새로운 모험을 하게 됐다. 이는 지난해 말 발표한 '새 유통채널 확보를 통한 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이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10월 장기 전략 발표 때 향후 3∼5년간 20%대 매출 및 순익 증가율을 유지한다는 공격적 목표를 공개했다. 또 현재 9천여개인 전 세계 매장 수는 궁극적으로 3만개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후 음반 제작까지 손을 대고 샌드위치를 메뉴로 추가하는 등 매출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미 전역 매장에서 출시한 R&B가수 레이 찰스 특집 음반은 지금까지 50만장을 팔았다. 올해는 매장에 CD레코더를 갖다 놓고 7곡당 9달러씩 받고 셀프 녹음 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사실 스타벅스의 '부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0년 전 소매유통 채널 진입을 위해 펩시와 손잡고 병포장의 프라푸치노,드라이어스와 손잡고 커피맛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스타벅스는 이 같은 부업 등을 해가며 지난 10년간 매출을 연 평균 34%,순익은 49%씩 늘리는 경이적인 성장을 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커피라는 주 사업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다른 유통 채널에 진출하는 스타벅스의 과감한 사업 확장 기법을 이 회사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평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점당 연간 매출 증가율이 전년 12%에서 7%로 줄었고,매출 대비 매장 운영비용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 늘어난 32.7%를 기록하는 등 곳곳에서 복병이 나타나고 있다. 비용 증가는 스타벅스가 규모의 비약적 팽창에도 불구,계약직까지 의료보험 혜택을 주는 사원복지제도를 고수한 게 주요 원인이다. 이와 관련,포브스 최신호(2월28일자)는 "슈퍼마켓 업계에서 명성을 날렸던 도널드 차기 CEO가 엄청난 규모의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한 스타벅스의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