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판교신도시 아파트 2만1천가구를 오는 11월 일괄분양키로 하면서 청약기간만 한 달 안팎 걸리고,계약금도 최소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돼 연말 주택시장은 물론 금융권까지 한바탕 '판교발(發)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특히 판교 동시분양은 규모 면에서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대형 '청약이벤트'인데다 예상청약자도 1백만명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여 청약접수가 이뤄지는 한 달 내내 수요자들의 피말리는 청약경쟁과 극심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도 판교 청약 때 우려되는 혼란을 막기 위해 청약방식 개선작업에 착수하는 등 일괄분양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청약신청자 1백만명 웃돌 듯 판교는 무주택우선순위가 세분화되면서 40세·10년이상 무주택세대주(성남·수도권)→35세·5년이상 무주택세대주(성남·수도권)→일반 1순위(성남·수도권)→2순위(성남·수도권)→3순위(성남·수도권) 순으로 청약접수가 이뤄지게 된다. 서울 동시분양과 비교하면 접수단계가 더 늘어난 셈이다. 더욱이 아파트 2만1천가구(공공임대 4천가구 포함)가 한꺼번에 분양되는 데다 청약신청자도 최소한 1백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돼 접수창구는 물론 주변 교통혼잡 등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현재 일반분양 아파트에 신청할 수 있는 청약 예·부금 가입자는 2백36만8천명(성남거주자는 27만8천명)에 이른다. 더욱이 판교에 대한 청약대기자들의 관심도를 감안하면 평균 경쟁률은 최소 1백 대 1을 웃돌 것이라는 게 정부나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따라서 1순위자 가운데 60%만 청약한다고 가정해도 청약접수자 수가 1백42만명에 이른다. ○청약개선책 뭐가 담기나 건교부는 우선 순위별로 평균 하루씩 잡혀 있는 접수기간을 2~3일로 늘려 3순위까지 청약기간을 약 2주로 연장할 예정이다. 또 판교아파트의 공식 청약기간 전에 수요자가 원하는 아파트를 골라 미리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예약접수제'도 시행할 방침이다. 이밖에 인터넷 외에 휴대폰으로도 청약할 수 있는 첨단기법들이 동원되고 △모델하우스 분산배치 △사이버모델하우스 활성화 △은행별 청약전산망 확충 등도 함께 추진되는 만큼 수요자들도 미리 대비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대학입시 능가하는 눈치작전 펼쳐질 듯 말 그대로 '단 한 번'뿐인 판교신도시 청약기회를 살려 '대박'을 꿈꾸는 수요자들의 극심한 눈치작전도 예고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판교신도시 청약 눈치작전은 매년 반복돼 온 대학입시 때보다 훨씬 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첨확률에 관계없이 최고 인기 단지에 도전하는 '배짱형·소신형'보다 비교적 경쟁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를 골라 청약하는 '눈치형'이 훨씬 많을 것으로 분석한다. 과거 분당·일산 신도시 분양 때도 확인된 것처럼 인기단지와 비(非)인기단지의 경쟁률 편차가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눈도장'을 잘 찍어놓으면 당첨확률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접수기간 중 온 가족이 동원돼 휴대폰으로 청약접수 현황 등을 체크하거나 예상경쟁률을 점치기 위해 모델하우스별로 탐색전을 펼치는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분양가 간접규제 등으로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만큼 일단 당첨되고 보자는 분위기가 대세"라고 말했다. 강황식·서욱진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