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46)은 요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강연회와 투자설명회에 나간다. 증시가 오르면서 그를 부르는 곳이 많아져서다. 무려 2백80여회의 투자설명회를 가진 지난해보다 더 바빠졌다. 김 실장은 지난해 4월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에 따른 '차이나쇼크'가 원인이 된 급락장은 물론,하반기 강세장 출현을 정확히 예견하는 등 증시의 '족집게 선생'으로 불리며 몸값이 하루가 달리 치솟고 있다. 그런 그에게도 역시 정확한 지수를 예측하기란 힘들다. 김 실장은 "주가는 참 똑똑하다"며 "항상 오르내림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그가 중요시하는 것은 주가지수를 정확히 맞히기보다는 그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이다.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주가가 앞으로 오를 것인가,내릴 것인가'를 정확히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지수를 예측하는 비결은 거시 및 미시경제 통계에 있다. "현재의 경제 변수들이 앞으로 증시를 예측하게 해주는 '단서'를 품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통계 가운데서도 그가 유용하게 여기는 건 경상수지와 유가다. 이 두 지표를 중심으로 '주가예측지표' 모델을 만들어 지수를 점쳐본다. 예컨대 경상수지 흑자로 외화가 유입되면 환율이 내려가고 물가와 금리도 안정된다. 또 시중 유동성은 풍부해져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모델에 근거한 주가전망은 지금까지 신기하게도 실제 주가 움직임과 잘 맞아떨어져 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 모델을 근거로 "종합주가지수는 조만간 1,000선을 돌파하는 등 오는 4월까지 상승세를 유지한 뒤 5∼8월 조정을 거쳐 9월부터 다시 상승장이 연출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투자설명회에 가면 단골로 등장하는 질문이 '내수 경기'와 '금리'다. 그때마다 그의 답변은 명확하다. 내수 경기는 2분기부터 회복되고,현 금리는 적정수준보다 크게 낮다는 것이다. 체감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그의 주장에 대해 반대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도·소매판매 서비스업종지수 등 내수 관련 지표들이 1분기 말부터 본격적인 플러스로 돌아서 4분기께는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것이란 게 그의 주장이다. 최근 주가 상승세는 이 같은 경기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적정금리에 대해서도 GDP성장률(4%)과 물가상승률(2.5%)을 더해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6%선은 돼야 한다는 게 김 실장의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 예금 금리는 이보다 훨씬 낮은 '저금리'이고,따라서 자금이 은행에서 증시로 흐를 수밖에 없어 주식의 중장기적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김 실장은 경제 전반의 흐름을 읽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피부로 느끼는 주변 경기의 미세한 포착이 가장 정확한 경기 척도"란 말도 빼놓지 않았다. 김진수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