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3%대"라지만 준실업자 포함땐 15%..'무늬만 취업'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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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실업자 문제가 거시지표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실업률은 3%대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거의 실업상태나 다름없는 준(準)실업자 규모는 오히려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정부가 '40만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형식적 구호보다 내실있는 고용환경 개선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무늬만 취업자' 넘쳐난다
20일 통계청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월 평균 실업자 수는 81만3천명으로 전년도(77만7천명)에 비해 4.6% 늘어나는 데 그쳤다.
4년 전인 2000년에 비해서는 오히려 10만명 가량 줄었다.
이로 인해 실업률도 지난 2000년 4.1%에서 지난해엔 3.5%로 낮아졌다.
겉으로 보기에는 고용환경에 큰 문제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공식' 실업자에다 주당 근로시간이 35시간이하이거나 구직활동을 그만 둔 사람까지 합친 '준실업자' 규모는 최근 들어 오히려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준실업자는 지난 2000년 3백12만2천명에서 2001년과 2002년에는 각각 3백1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가 2003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해엔 3백48만5천명으로 불어났다.
이 가운데 지난해 주당 35시간이하 근로자는 2백57만2천명으로 전년도(2백41만7천명)보다 6.4% 늘었고 구직 단념자는 같은 기간 9만명에서 10만명으로 11.1% 증가했다.
각각 전체 실업자 증가율(4.6%)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상용직보다는 임시직을 선호하는데다 취업난 심화로 구직대열에서 자발적으로 이탈하는 사람도 늘어 준실업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엔 경기가 호전돼 전체 취업자수가 늘어나더라도 사실상 실업자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감소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성장잠재력 저하 우려
준실업자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눈 '노동력 불완전 활용도' 역시 14.9%로 전년도(14.3%)에 비해 0.6%포인트 높아졌다.
노동력 불완전 활용도는 지난 2000년 14.1%에서 2001년과 2002년엔 각각 13.9%와 13.6%로 낮아지다 2003년부터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 지표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고용의 질이 낮고 경제활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잠재 성장률은 인적자본과 물적자본 기술력 등 여러 구성요소가 충분히 활용돼야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며 "노동력 불완전 활용도가 상승추세를 지속하면 성장잠재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