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비아그라.. 발기부전치료제 판매 예상밖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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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제약회사들이 발기부전치료제의 부진한 판매 실적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예상했던 비아그라(제약회사 화이자) 시알리스(릴리) 레비트라(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발기부전 치료제의 판매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28일자)는 "1998년 화이자의 비아그라가 시장에 첫선을 보였을 때 제약업계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발기부전 치료제가 대박 상품이 될 것으로 잔뜩 기대했었다"면서 "그러나 현실은 예상과 전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개숙인 제약회사들=지난해 비아그라의 전세계 매출은 전년대비 11% 급감한 17억달러에 그쳤다.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형편없는 판매실적이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시장 공략에 나선 시알리스는 한햇동안 2억3백만달러 어치의 발기부전치료제를 팔았지만,광고비 명목으로 매출액의 81%에 해당하는 1억6천5백만달러를 소진했다.
레비트라도 1억2천8백만달러 어치의 매출을 올렸지만 TV 신문 등 미디어 광고에 쏟아부은 비용을 감안하면 오히려 적자를 봤다고 업계 소식통들은 전했다.
시장조사 회사인 TNS 미디어 인텔리전스는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 등 발기부전치료제 3대 브랜드의 광고비는 매출대비 37%에 달한다"며 "포드 자동차는 광고비 명목으로 매출액의 7%를 쓰고 있지만 실적은 제약회사들보다 훨씬 낫다"고 지적했다.
◆발기부전치료제,왜 안팔리나=미국은 발기부전 환자가 3천만명에 달해 수십억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해 본 환자는 15%도 안된다.
시알리스의 매튜 비비 마케팅담당 이사는 "상당수 환자들은 발기부전을 의사와 상담하는 것조차 부끄러워 한다"며 "이 때문에 발기부전 치료제의 판매가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발기부전 치료제를 경험삼아 한 번 사용해 본 환자들이 별다른 효과를 느끼지 못하자 치료제 사용을 거부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미시간 대학병원의 티모시 슈스터 비뇨기과 의사는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은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 등이 먹을 경우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위험성 때문에 의사들은 처방시 매우 신중해진다"며 "이 때문에 환자들은 효과가 나타나는 적정량보다 훨씬 적은 양의 치료제를 복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제약회사들에도 책임이 있다.
홍보를 위해 제약회사들은 대량으로 무료 샘플을 병원들에 나눠줬고,그 결과 지난해 미국에서 사용된 발기부전 치료제의 40% 이상이 공짜였다고 리서치 회사인 임팩트Rx는 밝혔다.
비즈니스위크는 "제약회사들은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남성들이 많이 보는 TV프로그램과 신문에 대대적인 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지금은 단순한 홍보보다는 보다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