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민은 20일 유럽연합(EU)에서는 최초로 실시된 유럽헌법 찬반 국민투표에서 예상대로 압도적인 표차로 헌법을 승인했다. 그러나 투표율은 42.32%에 그쳐 유럽헌법에 관한 유권자의 무관심을 드러냈다. 스페인 내무부는 이날 최종 개표 결과 투표자의 76.73%가 찬성,17.24%가 반대표를 던졌다고 발표했다. 이날 승인에 따라 2007년 발효가 목표인 유럽헌법은 다른 8개국 안팎에서 이어질 국민투표를 앞두고 첫 본격 시험대를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비준이 확정된 뒤 기자회견에서 "국민 10명 중 8명꼴로 헌법에 찬성했다. 오늘 투표 결과는 우리의 결정을 기다린 동료 EU 시민들에게 하나의 메시지"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도 "수개월 안에 투표를 치를 다른 회원국 시민들에게 강한 신호를 보냈다"고 환영했다. 유럽헌법은 곧 의회에 상정돼 공식 비준확정을 위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이번 스페인 국민투표는 법적 구속력이 없었으나 부결될 경우 의회에 상정하지 않겠다고 사파테로 총리가 공언한 만큼 사실상 구속력 있는 비준 투표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스페인 정부는 선거 참여 및 지지를 유도하기 위한 총력 홍보전을 펼쳤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