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들이 해외펀드 판매 전쟁에 나섰다. 펀드 운용사와의 제휴를 확대하고 상품 구색도 다양화하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 미국계 자산운용회사인 얼라이언스캐피털과 업무제휴를 맺고 해외 뮤추얼펀드 4종을 추가로 출시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제휴 해외운용사는 메릴린치 피델리티 템플턴 슈로더 얼라이언스캐피털 등 5개사로 확대됐고 해외펀드 종류도 33개로 늘어났다. 이번에 새로 출시된 상품은 얼라이언스캐피털이 운용하는 유럽채권수익포트폴리오펀드,글로벌고수익채권포트폴리오펀드(이상 채권형),미국가치형포트폴리오펀드,유럽가치형포트폴리오펀드(이상 주식형) 등이다. 국민은행은 내달 중 3종류의 해외펀드를 더 내놓을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올 들어 해외펀드 마케팅에 적극 나서면서 이날까지 1천3백56억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국민은행의 판매실적 1천2백억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종전의 피델리티 슈로더 외에 메릴린치와 업무제휴를 맺고 해외펀드 종류도 6개에서 21개로 대폭 확대하면서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외환은행은 이날 전세계 유수의 해외펀드에 분산투자하는 해외 '펀드 오브 펀드(fund of funds)' 신상품 2종을 내놓았다. 한국씨티은행은 현재 2백50개 해외펀드를 구비하고 있으며 올 들어 판매금액은 1천4백억원이다. 8개 시중은행의 해외펀드 판매잔액은 올해 약 5천억원에 이른다. 은행들이 해외펀드 판매전쟁에 돌입한 것은 저금리에 따른 예금이탈 고객을 잡는 한편 수수료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은행들은 통상 판매금액의 1.5%가량을 수수료로 챙긴다. 상당수 해외펀드의 수익률이 고공비행을 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외펀드의 수익률이 국내 금리를 훨씬 웃돌면서 인기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은행들이 우량고객 확보 차원에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펀드는 투자지역과 투자대상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지만 지난해 이후 대체로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메릴린치의 이머징유럽펀드(주식형)는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의 누적수익률이 15.7%를 기록하고 있다. 메릴린치 중남미펀드(주식형) 역시 연초 이후 8.57%의 누적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지순재 국민은행 차장은 "해외펀드도 원금손실이라는 리스크가 있지만 분산투자 차원에서 가입을 문의하는 고객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