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협의회의 학문별 평가 결과,서울대가 각 평가부문에서 10위권 안팎에 머문 반면 한양대 안산캠퍼스와 지방대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이는 "상식"으로 통해온 대학 서열과 크게 달라 교육계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대교협이 최우수 등 등급으로 뭉뚱그려 발표하는 대신 순위를 공개한 이번 평가 결과는 교육부가 추진중인 대학 구조개혁의 척도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험생의 선택이나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대교협은 2005년부터는 학문별 평가결과를 "우수"등급까지 순위대로 밝히고 2007년부터는 대학별 종합평가도 낱낱이 공개할 계획이다. ◆서울대 '쇼크'=서울대는 기계공학분야에서 15위(우수)로 평가된 것을 비롯해 생물·생명과학 7위,신문방송·광고 8위에 랭크됐다. '1등'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져버린 것. 대교협 이영련 평가지원부장(교수)은 "학생의 입학성적이라든가 취업의 질 등이 대교협 평가항목에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이 원인이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기계공학 전공은 △학생·교육성과 △교육여건 등에선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교수(확보 및 연구) △교육목표 및 과정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한양대 안산캠퍼스 등 지방대 두각=이번 평가에서 각광을 받은 곳은 이화여대와 한양대 안산캠퍼스. 이화여대는 신문방송·광고에서 1위,생물·생명과학에선 2위를 차지했다. 또 한양대 안산캠퍼스는 기계공학에서 일약 2위에 올랐으며 생물·생명과학에서도 8위에 랭크됐다. 또 기계공학 10위 안에는 충남대 3위,한국기술교육대 4위,영남대 5위,부산대 6위 등 지방대가 강세를 보였으며 충남대는 생물·생명과학에서도 5위를 기록했다. 동의대는 신문방송·광고분야에서 3위를 차지했다. 대교협 이영련 부장은 "동의대 광고홍보학과는 산학연계가 잘 돼 있을 뿐 아니라 동아리,공모전 참가 등으로 실무능력을 갖춘 인력을 배출하고 있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평가방법에 이견도=대교협은 대학 평가를 2가지로 나눠 진행한다. 학문별 평가는 92년부터 25개 학문분야를 한해에 3∼4개씩 돌아가며 평가한다. 교육목표·과정,학생·교육성과,교수,교육여건 등이 평가 대상이다. 종합평가는 대학재정,발전전략,교육,연구·산학연,학생 및 교수,교육여건 등을 평가하는 것으로 희망하는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모든 대학은 한 주기(6∼7년)에 한 번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1주기(1994∼2000년)가 끝나고 2주기 평가(2001∼2006년)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대교협의 평가는 교수확보율,논문발표수,취업률 등 정량적 기준에 치우친 데다 현장평가도 일주일 남짓에 그쳐 신뢰도가 문제시돼 왔다. 이번에도 교육의 질보다는 평가기준에 맞춰 준비한 대학이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