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받은 배임수재를 통해 얻은 금품에 대해 소득세 등을 과세하면서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 등이 받은 뇌물. 알선수재를 통해 얻은 금품 등에 대해서는 세금을 과세하지 않는 현행 법은 부당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정치인 및 공무원이 받은 뇌물 등을 현행법상 '기타소득' 으로 열거해 세금을 부과하자는 내용의 입법개정안에 대한 국회 심의가 예정돼 있어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이한규 전문위원은 심상정 의원이 제출한 이 같은 내용의 입법발의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적법한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반면 '직무와 관련해 받는 불법 보수나 부당 이익' 으로 정의되는 뇌물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 것은 조세정의에 어긋난다" 고 밝혔다. 현재 소득세법은 기업인 등 일반인이 받는 뇌물이나 배임수재에 의해 수수한 금품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과세하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 등이 직무를 이용해 받아 먹은 뇌물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 등 '특혜 아닌 특혜'를 주고 있다. 이 전문위원은 "일반인을 범죄주체로 하는 배임수재의 경우 사례금으로 보아 세금을 부과하면서 공무원을 범죄주체로 하는 뇌물과 알선수재의 경우에는 과세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위배된다" 고 지적했다. 그는 "과세당국이 소득세 열거주의 원칙을 명분으로 세워 배임수재에 대한 과세와는 달리 뇌물 또는 알선수재 성격의 금품수수에 대해 과세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는 실정" 이라며 "과세당국이 기타소득 과세대상인 '사례금' 의 범주에 뇌물 등을 포함하지 않는 법해석을 내리고 있기 때문에 과세가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명시해야 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배임수재와 뇌물 및 알선수재는 '사례금 성격의 금품수수' 라는 핵심 구성요건상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기타소득세 과세대상인 '사례금' 에 속하므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설명. 이에 대해 대법원도 뇌물을 기타소득으로 간주해 소득세를 과세해야 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 전문위원은 다만 "배임수재와 뇌물, 알선수재가 유사한 성격의 불법소득임에도 불구 배임수재는 현행 사례금규정, 뇌물 및 알선수재는 신설규정에 의해 별도 규율하는 것보다 배임수재도 신설규정에 넣어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민노당 심상정 의원은 21일 성명서를 내고 "정치인 등이 받은 뇌물에 대해 세금을 물리는 내용의 개정안을 재경위에 상정해 논의할 것" 며 "과세당국이 소득세 과세대상에 열거된 '사례금' 의 범주에 뇌물, 알선수재에 의한 금품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 며 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세일보 / 김진영 기자 jykim@jose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