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물이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 돌파를 시도하는 증시에 최대 장애물로 등장했다. 프로그램 매매가 이달 들어 큰 폭의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1일에는 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가 크게 악화되면서 4천5백억원이 넘는 대규모 매물이 쏟아져 우려를 더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개인의 순매수 움직임을 들어 "프로그램 매물도 곧 정점을 지나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가 상승세를 돌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로그램 매물 8개월새 최대규모 이날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물 매도로 베이시스가 -0.2∼-0.3 수준으로 급락하며 4천5백33억원의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형주 상승률은 이날 0.42%로 소형주(2.22%)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프로그램 매물은 이달 들어 급증세를 보여 21일까지 1조3천8백22억원어치가 쏟아졌다. 선물거래와 연계된 차익거래 매물이 7천7백57억원,인덱스펀드의 교체매매 등으로 나온 비차익 매물이 6천65억원 정도 각각 출회됐다. 지난 1월 차익거래에서 3백38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되고,비차익에선 2천7백30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들어선 비차익 매물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날도 비차익 매물이 2천4백46억원으로 차익매물 규모(2천86억원)를 웃돌았다. 이영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프로그램 매물이 급증한 것은 최근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매수잔액을 쌓아뒀던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매물부담은 작을 듯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프로그램 매물은 계속되겠지만 규모는 많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들어 프로그램 매물이 대규모로 출회되면서 오히려 추가적인 부담은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날 2천억원 넘는 차익거래 매물이 나와 잠재매물로 간주되는 매수차익거래잔액은 6천억원대로 급락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상승장에서의 평균치인 8천억∼1조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차익거래 매물은 많이 잡아도 3천억원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매일 5백억원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비차익 매물이다. 황 연구위원은 "지난해 10월께부터 배당수익을 노리고 유입된 비차익거래 물량이 2조원에 달하는데 이중 6천억원 정도가 청산됐다"며 "상승장이 지속될 경우 하루 5백억원 안팎의 매물이 꾸준히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물(주식)시장에서 매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아니라는 게 공통적인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현물을 매수하면 프로그램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며 "최근 매물 소화과정이 안정적으로 진행돼 향후 프로그램 매물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