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누드를 동양의 수묵으로 표현해 온 전수경씨가 23일부터 서울 관훈동 학고재화랑에서 다섯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고독' 시리즈,'몽유·불면' 시리즈 등 20여점을 출품한다. 서울대에서 한국화를,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전씨는 2002년 첫 개인전에서 서양 누드와 수묵의 결합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벌거벗은 몸을 보여주는 누드가 아니라 얼굴이나 몸통이 없고 신체의 일부만을 보일 듯 말 듯하게 반추상적으로 살짝 드러낸 작품이다. '인간은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창조의 문제를 비롯해 지성과 본능,이성과 감성이 갈등하는 인간 본연에 대한 의문을 자유분방한 붓질로 표현했다. 때문에 작가에게 있어 인체는 아름다움의 대상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탐구 대상이다. 붓과 먹의 운필에 의존했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분칠이나 목탄을 이용한 소묘와 벽화제작 기법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3월1일까지.(02)739-4937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