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속력이 아무리 빠르더라도 안전하지 못하면 별 소용이 없습니다. 원자력발전도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산업자원부가 23일 서울 서초동 외교센터에서 개최하는 '방사성폐기물 처분정책의 한·일 협력을 위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온 독일 뮌헨대공대 핵화학과 김재일 교수(69)는 2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원자력발전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 그동안 경제성장에 힘을 쏟느라 원자력 안전문제에 관심을 덜 기울여 왔다"며 "특히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선진국에서는 우수한 인력들이 원자력 연구에 몰리고 있다"며 "한국도 에너지 문제를 풀기 위해 원자력분야 연구개발 투자를 크게 늘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원전에서 주로 나오는 저준위 폐기물의 경우 한국 기술로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며 "원전에 대해 필요 이상의 경계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에너지든지 이를 사용할 때는 어느 정도 위험성이 따른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했으며 벨기에 겐트대 원자력과학연구소에서 65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67년부터 독일 뮌헨대 공대 교수로 몸 담아 오면서 국제 학술지에 3백50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방사성폐기물 처리연구에 앞장서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