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한갑에 5천원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지난해말 담뱃값을 일률적으로 5백원 올린데 이어 올해안에 다시 5백원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2천원을 추가로 올려 현재 2천5백원인 담뱃값을 5천원까지 끌어올리는 중장기 계획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정경제부는 물가부담 등의 이유로 급격한 인상을 반대하고 있고 흡연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예고한 대로 연내 입법절차를 거쳐 추가로 담뱃값을 5백원 인상하기로 하고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며 "추가 인상방안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 측은 우리나라 담뱃값이 현재 선진국의 20∼30% 수준에 불과한 만큼 담뱃값을 추가로 인상하는 한편 적극적인 금연사업을 통해 현재 60% 안팎인 흡연율을 2010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30%로 낮춘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날 KT&G에 따르면 지난해 말 담뱃값 인상에 따른 사재기와 연초의 금연 분위기 등으로 인해 올 1월 국산담배 판매량(도매기준)은 모두 27억6천7백만개비로 지난해 같은 달의 65억9천만개비보다 58% 줄었다. 흡연자들은 담뱃값을 올려 거두는 건강증진기금 용처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가 담뱃값으로 거둔 건강증진기금 대부분이 건강보험 재정을 메우는 데 쓰여지는 데 대한 불만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담배부담금 등으로 조성된 건강증진기금 7천7백56억원 가운데 83.2%(6천2백63억원)를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메우는 데 썼다. 질병 예방·치료 사업에는 3백36억원을 지출했다. 올해의 경우 갑당 5백원씩 올려 조성할 건강증진기금 1조4천2백35억원 중 9천2백53억원을 건강보험에 지원하고 질병 예방·치료 사업비로는 3백37억원을 쓸 계획이다. 한편 복지부 측의 담뱃값 인상 계획에 대해 재경부 측은 "담뱃값 인상 시기나 수준에 대해서는 부처간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복지부는 국민건강만 생각하면 되지만 재경부는 물가 등 다각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혜수·안재석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