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최문순 전 보도제작국 부장을 사장으로 내정한 것은 'MBC가 최근 경쟁력 약화와 신뢰성 저하로 위기상황에 놓여 있어 개혁이 절실하며,젊은 임직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40대 인물이 이를 추진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원을 거치지 않은 40대 노조위원장 출신이 사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상당폭의 세대교체가 점쳐지고 있으며 '팀제'로의 개편과 지역 MBC 통합 등 체제 변화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 사장 내정자는 내정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지방계열사 광역화 △일 중심으로 인력재배치 △인사제도 개선 △뉴미디어에 대응 등을 중점추진사항으로 내세웠다. 그는 조직의 위계질서가 깨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서 "선후배간 질서와 연공서열이 깨질 것을 우려하는 것은 아날로그적 사고방식"이라고 밝혀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명예퇴직을 강요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25일 MBC 주주총회에서 동반 선출될 임원들을 비롯 3월 초부터 잇따라 열릴 19개 지방계열사와 7개의 자회사 등 29개 관계사 주주총회에서도 '젊은 피'가 수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이와 관련,"우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지방계열사를 광역화하고 인력을 일중심으로 재배치해야 한다는 것과 인사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사장 내정자는 노동운동에 오랫동안 몸담아왔고 방송의 공영성에 무게를 두는 성향이어서 내부 개혁과정에서 마찰이 우려되며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공익성과 상업적 경쟁력은 프로그램별로 선택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면서 공영성 일변도로 가지 않을 뜻을 내비쳤고,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노조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이라도 적극적으로 대화와 설득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